市, 접경지역 무인도에 스토리텔링 사업 계획
예술·시민단체 “아쉽다”
23일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한반도의 평화적 여건의 상징성 확보와 차별화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16억여 원을 들여 접경지역인 월곶면 유도(1만3천91㎡)와 부래도(2만926㎡), 백마도(1만1천603㎡)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월곶면 보구곶리의 ‘유도’는 지난 1997년 북한 수해로 떠내려온 소를 구출해 ‘평화의 소’로 잘 알려진 섬이다. 시는 이 섬을 평화누리길과 애기봉, 평화생태공원과 연계해 ‘평화의 섬’으로 지정하고 캐릭터, 팬시, 애니메이션 제작 등의 스토리텔링 사업을 추진,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한강하구 중립지역의 활용을 모색할 예정이다. 시는 유도개발을 통한 남북 교류협력을 모색하는 방안으로 ‘남북 공동개발’을 제안할 구상도 갖고 있다.
대곶면 신안리 강화를 마주 보는 서해도서 ‘부래도’는 육지와 1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평화누리길 1코스(대명포구~강화대교)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시는 간조시 드러난 바위를 이용해 도보로 접근할 수 있어 일몰을 볼 수 있는 김포의 대표 관광지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김포대교 하부 신곡수중보(가동보)를 통해 육지와 연결된 고촌읍 신곡리 ‘백마도’는 평화를 주제로 하는 프리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공공미술 프로젝트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의회는 지난 14일 시가 상정한 이 같은 내용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대해 “백마도는 매입 없이도 활용할 수 있다”며 백마도 매입안을 삭제하고 부래도 매입안에 대해서만 가결했다. 또, 유도에 대해선 “유도의 특성상 여러 부처와의 협의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나 이러한 협의과정이 매우 지난할 것으로 예상돼 부처와의 협의를 구체화하고 섬을 활용하기 위한 중ㆍ장기 계획을 명확하게 수립하라”며 부결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문화계와 학계, 시민단체의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예술단체의 한 관계자는 “김포의 위상을 문화ㆍ교육적으로나 관광자원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구상인데 아쉽다”며 “김포시와 의회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내 한 고등학교의 진로지도 교사도 “유도는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산 교육장이 될 수 있는 장소이며 김포의 정체성에도 적합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유도는 평화문화도시로서의 브랜드가치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남북교류 및 협력상황에 이르렀을 때 인적ㆍ물적 교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의회가 지적한 사항들을 보완, 다시 상정해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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