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폭우

▲ 2004년 설록차문학상 수상. 2006년 중앙일보시조백일장 장원, 중앙일보 시조 다수 발표. 2008년  등단. 현재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과 교수
아무리 문 걸어도 밀려오는 우기의 구름

내 안의 뜰 안에는 불면폭우 쏟아진다

일시에 지나온 삶이

회오리친다. 환시 보듯

발 딛을 틈도 없이 흔들리고 출렁이는

이 밤의 하얀 바다 조심스레 배 띄우고

만 갈래 시름 조각들

모두 실어 힘껏 민다

수면 깊이 깔려 있는 물풀들이 깨어난다

어느새 하늘가엔 어스름이 눈을 뜨고

어둠 속 샛별이 돋듯

푸른 꽃을 피우고 싶다

허허로운 시간들이 물밀듯 파고든다

바람이 불 때마다 애잔한 풍금소리

가끔씩 낮은 테너로 깊고 더 깊게 깨우고파

 

송유나

2004년 설록차문학상 수상. 2006년 중앙일보시조백일장 장원, 중앙일보 시조 다수 발표. 2008년 <월간문학> 등단. 현재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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