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산가구단지협의회 “생존권 위협” 시청앞서 시위
30일 고양·일산가구단지협의회(협의회)에 따르면 다음 달 24일(같은 달 16일 프리 오픈) 개장하는 스타필드 고양점 지하 1층에 약 3천600㎡ 규모의 한샘 대리점이 입점한다. 이에 따라 지역 소규모 가구 업체들은 매출에 직격탄이 우려, 지난 5월부터 생존권 보장 차원의 한샘 입점 저지운동에 돌입했다. 협의회는 지난 5~6월 회원사 관계자 19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스타필드 한샘 입점 반대탄원서’를 고양시와 청와대 국민 신문고 등에 전달했다.
하지만, 고양시와 청와대 측은 합의 중재 노력은 하되, 결렬되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의 사업조정제도를 활용하라고 답변했다. 사업조정제도는 중소기업이 심각한 경영상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대기업의 사업인수, 개시, 확장, 유예, 사업축소 등에 대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자율 합의하도록 정부가 중재하는 제도다.
하지만, 스타필드 고양점 개장일이 다가오는데도 별다른 중재안이 마련되지 않자 협의회는 지난 28일 스타필드 고양점과 고양시청 앞에서 생존권 투쟁 차원의 집회를 열었다.
협의회는 고양에는 고양 및 일산 양대 가구단지 회원사 2천여 명이 종사하는 소규모 판매업장 300여 개와 500여 개 가구공장이 있지만, 스타필드 고양점에 한샘 기업이 입주하면 매출액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샘은 연간 매출 2조 원, 매출이익 600억 원, 자산 1조 원 등에 이르는 거대 기업이지만, 이케아와 달리 지역 소규모 가구 업체들과의 상생 방안은 전혀 강구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케아는 고양점 착공 시기인 지난 2015년 5월부터 1년 6개월여 동안 고양 지역 가구업계와 협의한 결과 상생 기금 10억 원을 출연한 바 있다.
협의회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시·도 예산 3억 원과 자비 5억 원 이상을 투입해 전국 규모의 가구박람회를 열고 있으나, 이에 대한 보상 차원의 지원은커녕 대기업 편만 드는 고양시의 태도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고양·일산가구단지협회 관계자는 “지역 가구업계가 주로 판매하는 가정용 생활가구를 똑같이 주력 판매하는 한샘이 입점하면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욱이 한샘은 지역 가구업계와의 상생방안 요구에도 ‘대리점 소사장 제도로 운영한다’는 변명만 늘어놓은 채 협의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샘이 들어서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역행하고, 지역 가구업계 종사자들이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며 “스타필드 한샘의 정식 계약과 입점이 허용되지 않도록 시 차원의 노력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협의회 측이 150평 이내 입점 또는 입점 불가 방침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며 “소규모 대리점이 입점하기 때문에 지역 가구 업계에 큰 피해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최대한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유제원ㆍ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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