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개편 내홍… 교사 “교장 맘대로” vs 교장 “적법 절차”

인천 특성화고 개편 과정 잡음 당초 TF팀 추진안 교직원 부결
재투표 찬밥신세… 차선안 통과 학교, 시교육청 심사 불참 무산

인천의 한 특성화고등학교가 학과 개편을 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교사가 교장이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해당 교장은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A특성화고는 금융정보·국제통상·국제비지니스·디지털정보과를 금융세무·물류정보·소프트웨어과로 개편해 2019학년 1학기부터 운영하는 학과개편안을 교육부에 신청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학과 개편을 통해 학생을 가르쳐 학교를 발전시키겠다는 게 이 학교 교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일부 교사는 학과 개편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추진 절차상 문제가 있는데다, 교장이 독단적으로 하고 있다며 지난달 중순께 시교육청과 교육부에 민원을 냈다.

 

A특성화고는 지난 4월 4일 학과 개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경영사무·재무회계·응용정보과로 개편하는 안을 마련해 교직원 투표에 부쳤지만, ‘찬성’ 의견이 과반이 되지 않아 부결했다.

 

이에 경영사무·재무회계·유통정보과로 개편하는 안을 1안으로, 부결된 경영사무·재무회계·응용정보과로 개편하는 안을 2안으로 교직원 투표를 재차 진행한 결과, 1안이 더 높은 표를 받았다.

 

결국 1안은 지난 4월26일 열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학교는 같은 달 28일 시교육청에 학과개편계획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같은 달 30일 열린 시교육청의 심사에 교장 또는, 교감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결국 학과 개편안이 무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교장은 ‘시교육청 학과개편 심의위원회에서 검토의견을 공문으로 학교에 보냈고 교육부로 학과 개편을 신청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어 시교육청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1안이 아닌 2안을 밀기 위해 일부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특성화고 교장은 “(민원 내용은) 절대 사실 아니다”며 “4월28일까지 수많은 논의를 했다 절차에 따라서 합법적으로 시교육청에 학과개편안을 제출했는데 시교육청 학과개편 심의위원회의 검토의견이 공문으로 학교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과개편은 전원 동의가 돼야하는 데 그쪽에서 교육부 개편을 내는 등 시간을 두고 결정을 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줘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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