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삶이 흐르고 있다

▲ 화성 출생. 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물 흐르는 빛

어딜 가는 줄 모르고 가고

잎이 돋지 않는 아름드리 나무의

잃어버린 날을 줍는다

보리 겨장국도 없어 못 먹던 날

나를 잊기도 하고

때로는 읽기도 하며

모진 길 참고 둥글게 살아온 건

집사람의 사랑이 빚어낸

그 무딘 한 톨을 가꾸고 온 마음

여기까지 오게 했다

생각할수록 흐르는 물소리 되어오고

나는 새 깃털같이 날아간 세월

아내를 쳐다 볼 때 마다

얼굴에 쓰여진 글!

안쓰러운 가슴으로 일렁이며 오는

내 눈빛에 고이는 눈물

억척스런 지난 삶이 흐르고 있다.

 

김석규

화성 출생. <문예비전>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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