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지는 법도 가르쳐주자!

김용식
김용식
우리는 이기는 것보다 지는 일이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또 어른들의 세계나 아이들의 세계에서 1등은 한 명뿐이고 그 한 명의 1등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패배와 좌절의 쓰라림을 맛봐야 한다. 설혹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모든 분야에서 1등은 하기 힘들다.

인간이라는 것은 일상적인 패배나 예의적인 승리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지는 연습을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다른 사람과 타협할 줄 알고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더라도 자존심 때문에 우울증이나 신경증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꾸준히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는 것을 배운다는 이야기는 타인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의 몫을 존중해주고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타인의 개성이나 능력 그리고 감정들을 긍정적으로 자각할 때 우리는 타인의 몫을 생각한다. 지면서도 남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남을 위하고 사회를 위하며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다.

▲

이 같은 주장은 단순한 말의 성찬이 아니다. 지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사회에 나간 사람들 대부분은 지는 자신을 어쩌지 못해 좌절하고 실망하기 쉽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패배로 인하여 쉽게 좌절에 빠지게 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채 뒤처지게 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이기는 법은 뱃속에서 터득하고 나오므로 가정이나 학교에서 구태여 이를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에게 지는 방법은 부모나 선생님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선거철이 돌아오면 모두가 이겨보겠다고 아우성이다. 상대를 헐뜯고 욕하고 싸우면서 선거를 한다. 아마 이들이 어려서부터 지는 것을 배웠다면 남을 헐뜯고 욕하지 않고도 1등 할 수 있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늦었다고 할 때 시작하면 늦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지는 법도 가르쳐 주자. 그래서 우리 후대에는 지금과 같이 이기기 위해 싸움질하는 사회가 되지 않고 훌륭하게 자란 사람만이 모여 여유 있고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자.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