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최근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 소음을 직접 체험해 보겠다며 영평리를 찾았다.
황인무 전 국방부 차관의 지난 3월 방문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날 김종천 시장을 비롯해 미8군 사령관, 5군단장, 이길연 범대위원장과 주민들이 참석했다. 5개월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이날 서 차관의 행보는 사뭇 달라 보였다. 영평1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특별법을 제정해 주민의 안전과 재산권 보장”(김 시장), “국무총리 예하에 TF팀 구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갈등지역에 대한 지원책 마련 촉구”(이 위원장) 등의 목소리에 서 차관은 “군사시설 주변에 대한 특별법을 검토 중이며, 국방부 차원의 대책안을 만들 것이다.
총리실 예하 TF팀 구성과 범정부적 차원에서 해결해 줄 것을 건의하겠다”고 즉답했다. 서 차관은 이어 “올해가 가기 전 구체적 지원방안을 마련해 주민들과 다시 한번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으로 5개월 전 보였던 주민들의 강성 기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 차관은 사격장 소음을 체험하는 자리에서도 사격 소음을 듣고 측정기를 번갈아 보는 등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오늘 소음은 평소보다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주민의 말에 고뇌의 빛마저 서렸다.
서 차관이 떠난 이후 범대위원들은 “이번에는 믿어도 될 것 같다.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며 기대를 한껏 높였다. 김 시장도 “총리실 예하에 TF팀 구성에 대비, 사격장 사정을 잘 아는 공무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평사격장은 이날 소음이 93㏈에 불과했지만,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110㏈을 훌쩍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밤낮 없는 엄청난 소음을 듣고 영평리 주민들은 65년째 살고 있다. 피해만도 상상을 초월한다. 6·25 전쟁이 끝났음에도 적만 없지 이곳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주민들의 분노는 하늘에 닿았지만, 외부 세력 개입을 철저히 차단하며 지금도 외롭게 투쟁하고 있다. 영평사격장 문제는 정부 의지의 문제다. 주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정부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어루만져줄지 주민들과 함께 기대해본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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