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계란 시장은 지난해 11월 전국을 휩쓴 AI의 여파로 생산 기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산 계란에서 맹독성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되면서 이미 평년보다 40~80%가량 뛴 계란값이 얼마나 더 고공행진 할지 우려된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4일 현재 계란 평균 소매가(30개ㆍ특란)는 7천595원으로, 1년 전 가격인 5천350원보다 2천245원이나 비싸다.
AI로 큰 피해를 입어 수요가 많은 경기지역은 계란값이 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원지동시장(14일)에서 계란 평균 소매가(30개ㆍ특란)는 8천330원으로 1년 전 4천660원보다 78.7%나 가격이 상승했다.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12일 수원지동시장에서 계란값이 1만 1천 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내린 셈이지만, 여전히 전년과 평년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이처럼 계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이유로는 지난겨울 전국을 휩쓴 사상 최악의 AI로 국내 전체 산란계(알 낳는 닭)의 36%에 해당하는 2천518만 마리가 살처분돼 계란 생산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계란 생산기반이 회복되고 있지만, 산란율이 떨어지는 노계와 입식한지 얼마 안 된 병아리의 비율이 여전히 높아 계란 생산량 자체는 AI 이전과 비교할 때 하루 평균 1천만 개 이상 부족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계란 생산ㆍ유통업자들이 계란값이 치솟은 상황을 악용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하락세도 더뎌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슈퍼마켓 체인점 등이 15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도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수원유통센터 축산 담당자는 “이번 파문으로 계란 소비가 줄면 일시적으론 가격이 내려가지만, 판매가 재개되면 가격이 크게 뛸 수밖에 없다”며 “AI 여파로 이미 가격이 상승한데다 추석과 개학, 계란 수급 불안 현상이 가중돼 당분간 계란 가격은 종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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