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계란 ‘金卵’ 되나… 수급 불안·가격상승 불가피

▲ 폐기되는 계란 15일 오후 일제 잔류농약 검사에서 ‘피프로닐’(살충제)이 검출된 남양주시 진건읍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축산당국 관계자들이 시중에 유통됐던 계란을 회수해 폐기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모든 산란계 농장의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오승현기자
폐기되는 계란 15일 오후 일제 잔류농약 검사에서 ‘피프로닐’(살충제)이 검출된 남양주시 진건읍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축산당국 관계자들이 시중에 유통됐던 계란을 회수해 폐기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모든 산란계 농장의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오승현기자
AI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살충제 계란’ 파문이 연이어 덮치면서 추석을 앞두고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계란 시장은 지난해 11월 전국을 휩쓴 AI의 여파로 생산 기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산 계란에서 맹독성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되면서 이미 평년보다 40~80%가량 뛴 계란값이 얼마나 더 고공행진 할지 우려된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4일 현재 계란 평균 소매가(30개ㆍ특란)는 7천595원으로, 1년 전 가격인 5천350원보다 2천245원이나 비싸다.

 

AI로 큰 피해를 입어 수요가 많은 경기지역은 계란값이 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원지동시장(14일)에서 계란 평균 소매가(30개ㆍ특란)는 8천330원으로 1년 전 4천660원보다 78.7%나 가격이 상승했다.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12일 수원지동시장에서 계란값이 1만 1천 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내린 셈이지만, 여전히 전년과 평년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이처럼 계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이유로는 지난겨울 전국을 휩쓴 사상 최악의 AI로 국내 전체 산란계(알 낳는 닭)의 36%에 해당하는 2천518만 마리가 살처분돼 계란 생산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계란 생산기반이 회복되고 있지만, 산란율이 떨어지는 노계와 입식한지 얼마 안 된 병아리의 비율이 여전히 높아 계란 생산량 자체는 AI 이전과 비교할 때 하루 평균 1천만 개 이상 부족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계란 생산ㆍ유통업자들이 계란값이 치솟은 상황을 악용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하락세도 더뎌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슈퍼마켓 체인점 등이 15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도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수원유통센터 축산 담당자는 “이번 파문으로 계란 소비가 줄면 일시적으론 가격이 내려가지만, 판매가 재개되면 가격이 크게 뛸 수밖에 없다”며 “AI 여파로 이미 가격이 상승한데다 추석과 개학, 계란 수급 불안 현상이 가중돼 당분간 계란 가격은 종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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