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체인점·콩나물국밥집 등 ‘한숨’ 이미 대량 구매한 계란 처분 어쩌나
주부들도 위협받는 ‘식탁 안전’ 분통 관리감독 구멍 뚫린 정부에 ‘아쉬움’
“농약이 든 계란이 시중에 유통될 때까지 정부에선 뭘 하고 있었는지 울화통이 터지네요. 살충제 계란이 시중에 유통됐다면, 그 동안 온 식구가 먹었던 계란에서도 살충제가 들어있었다는 것 아닌가요?”
15일 인천 관교동에 사는 주부 A씨(53)가 아침 일찍 대형마트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고 난 후 한 말이다. 그는 이날 대형마트로부터 이틀 전에 인터넷을 통해 주문했던 생필품 중 계란만 배달이 어렵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유럽에서 논란이 된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국내 계란에서도 검출돼 판매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관리감독을 해야 할 정부에선 살충제 계란이 시중에 유통될 때까지 뭘 했느냐는 게 A씨의 불만이다.
남구에 사는 가정주부 B씨(38)도 “계란이 안전식품이라고 해서 아이들한테 반찬도 만들어주며 많이 먹였는데 국민의 ‘먹거리 정책’이 이렇게 불안해서 어느 누가 정부를 믿고 음식 하나 제대로 먹겠느냐”고 토로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C씨는 “김밥을 비롯해 빵이나 과자까지 계란이 들어간 음식이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이젠 아이들한테 뭘 먹여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인천지역 상인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계란을 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미 사다 놓은 계란은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정부에서조차 일언반구조차 없기 때문이다.
남동구 구월동에서 콩나물국밥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D씨(55)는 “영업을 위해 계란 수 십 판을 미리 사다 놓았는데 이것을 국밥에 넣어야 할지 버려야 할지 정부에서조차 언급이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김밥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도 “일반 소비자들이 계란이 빠진 김밥을 상상이나 하겠느냐”며 “계란 판매 중단으로 일반 영세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친환경 산란계농장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일부 농가에서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돼 15일 정부에선 전국 모든 농가의 계란출하를 중단시켰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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