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려는 사람들… 여행사에 전화 빗발
애완동물 호텔도 연휴 객실 예약 끝나
자영업자·공시족 등 “연휴는 그림의 떡”
정부가 오는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역대 최장인 열흘 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맞이 하게 됐다.
이에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여행업계와 애완동물 호텔 등은 몰려드는 예약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황금연휴를 온전히 보내지 못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근로자, 공시족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부는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확정하는 내용을 담은 ‘관공서의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심의ㆍ의결했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 앞뒤로 주말, 한글날이 이어지는 최장 열흘간의 긴 연휴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와 애완동물 호텔은 이번 황금연휴 특수를 누리고 있다. L관광 평촌점은 임시공휴일이 지정된 이날 하루 동안에만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9월30일부터 10월10일까지 황금연휴 일정기간 모든 여행상품은 거의 대부분 마감된 상태로, 남아있는 상품을 알아보려는 고객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N여행사 수원시청점도 이 기간에 유럽 등 인기 노선은 대부분 마감된 상태로, 혹시나 남은 상품이 있을까 확인하는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또 수원의 한 골프투어 역시 이날 몇 팀이 예약을 하면서 열흘 간 예약이 꽉 찼다. 부천의 A 애완동물 호텔은 연휴 기간 중 반려견을 맡기려는 예약이 꾸준히 접수되면서 황금연휴 기간 애완동물 객실 예약이 끝났다.
수원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B씨(47ㆍ여)는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확정하기 전인 올 초부터 추석 연휴 해외 항공권이 불티나게 팔렸다”며 “임시공휴일이 확정되면서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전세기와 증편기 등을 동원해 고객들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황금연휴를 편하게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근로자, 공시족들은 ‘그림의 떡’이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 송죽동 H약국은 약사 3명이 돌아가며 연휴 기간에 약국 문을 연다는 방침이다.
약국을 운영하는 K씨(38)는 “우리 약국은 박리다매식으로 운영해 하루만 쉬어도 타격이 커 연휴 내내 문을 열 생각”이라며 “마음을 비우고 근무할 계획”이라고 씁쓸해했다. 중소 광고대행사에 근무하는 S씨(25ㆍ여)도 10일 중 4일을 출근해야 한다. S씨는 “황금연휴는 먼 나라 얘기와 같다”며 “열흘 내내 쉬는 근무자들이 너무 부럽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공시족 J씨(33) 역시 “직장 다니는 친구들에게 임시공휴일이 큰 관심사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며 “연휴 기간 독서실에서 책과 씨름해 목표 한 바를 반드시 이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자연ㆍ수습 최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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