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끝났는데… 산정호수 탁류 유입 ‘몸살’

승진훈련장 전용도로 공사 의심
軍 “공사현장과 거리 멀어” 부인
포천시는 원인조사 요구에 뒷짐

▲ 승진훈련장 전용도로 공사현장에서 흘러든 흙탕물이 계곡을 타고 산정호수로 유입되고 있다.

장마철이 지났는데도 포천의 최대 관광지인 산정호수에 탁류가 여전히 유입되고 있어 원인 조사와 함께 오염을 막기 위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10일 시와 육군 제5군단, 산정호수 주변 상인 등에 따르면 산정호수로 유입되는 계곡물은 모두 6곳으로 이 가운데 승진훈련장과 연결되는 등산로 계곡물이 사격훈련이 열리면 수시로 유입돼 경기도가 10여년 전 계곡 상층부에 탁류 저감장치까지 설치했다. 그런데도 탁류가 산정호수로 유입되자 군부대는 최근 작은 사방댐이나 저류조를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장마철이 지났는데도 승진훈련장과 연결되는 계곡에서 탁류가 흘러들고 있어 원인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시는 승진훈련장에서 흘러든 것으로만 판단할 뿐 연례적인 일로 관망만 하고 있다.

상인들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승진훈련장 전용도로 공사로 인한 탁류일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군부대 관계자는 “전용도로 공사현장과 산정호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공사로 인한 탁류 유입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시는 군부대와 관련된 피해사례가 많아 미래성장사업단 내 군 관련 업무팀을 신설하고 민간인 피해에 대해 군부대와 접촉, 항의나 협의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격장 소음으로 인한 피해 부분 이외에는 군부대와 접촉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처럼 승진훈련장에서 탁류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에 대해 군부대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항의는커녕, 피해가 발생한 것조차 모르고 있다.

 

상인 B씨는 “등산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물은 평소에는 대단히 깨끗해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수시로 탁류가 흐를 때는 장사까지 망치는 경우가 있다”며 “탁류에 대해 시가 원인을 조사, 승진훈련장에서 흐르는 것으로 확인되면 군부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청정지역인 산정호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미래성장사업단 A 과장은 “사격장 피해 등에 대해선 용역이 진행 중이지만 산정호수 탁류 유입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군부대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산정호수는 포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한국관광 100선에 들어갈 정도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며 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청정지역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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