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연정… 도의회 민주당, 청년연금 수용불가 입장 고수

南지사 “일자리 시리즈 별개 추진될 수 없다”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남경필 경기지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일하는 청년 시리즈’ 3개 사업 중 청년연금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경기 연정’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반면 청년 복지포인트 등 나머지 2개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을 축소 반영하기로 해 앞서 전액 삭감된 관련 예산 중 일부가 다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정 종료’를 위한 명분 만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승원 민주당 대표는 11일 경기도의회에서 남경필 지사와 회동해 ‘일하는 청년 시리즈’ 사업의 일부 수용 방침을 밝혔다. 일하는 청년 시리즈는 일하는 청년 연금(25억5천만 원),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52억4천만 원), 일하는 청년 복지포인트(127억6천만 원) 등 3가지로 구성됐다.

박 대표는 이중 청년 복지포인트와 청년 마이스터통장 등 2개 사업의 경우 2년 단기사업에 사업내용도 복잡하지 않은 만큼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40억 원 이상 사업의 경우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 예산 규모를 각각 39억 원으로 축소해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청년연금 사업에 대해서는 10년 장기 정책으로 경제적 상황 변화가 예상돼 세부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며 수용 불가입장을 고수했다. 대신 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위해 도와 도의회가 ‘청년정책협의회 TF’를 꾸려 충분히 논의한 뒤 차후 사업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남 지사는 이날 회동 이후 “청년 일자리 시리즈는 별개로 나눠 추진될 수 없는 사업”이라며 “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에게 모두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는데 여의치 않은 것 같다. 대책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예결위는 최종 회의를 거쳐 일하는 청년 시리즈 사업에 대한 자세한 예산 편성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A도의원은 “그동안 민주당과 남 지사가 서로 다른 가치와 이념을 가지고 연정을 추진해왔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사례”라며 “연정을 하고 있는 민주당이 임기 말에 와서 남 지사의 역점 정책을 막아 선 것은 사실상 연정을 끝낼 명분을 찾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 1일 일하는 청년 시리즈에 대해 ‘내년 도지사 선거를 위해 졸속으로 계획된 사업’이라며 관련 예산 205억5천만 원 전액을 삭감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박준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