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도시를 표방하며, 우리는 인천다운 것의 가치를 인정함에 소홀했었다. 외국의 사례를 통해 설득하려 했고, 그들의 성공과 실패가 우리에게 적용되는 정답지같이 여겨져 그것들을 기준으로 판단하려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오늘날 수많은 개발의 실패들이 내부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은 채 외부의 것으로 판단하려 했음에 기인한 것들을 인정하며, 우리가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미래 인천의 가치를 잃어버린 과거로부터 교훈 삼아야 할 일이다.
인천은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하여 인구 300만이 넘는 우리나라 제2의 도시로 도약하는 동안, 물리적 수치의 상승 이면에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할 만큼 문화예술 및 국가 전략산업에서도 늘 선순위를 빼앗겼었다. 그러다 보니 지역을 대표할 문화예술인도, 기업도 외부에 의존해서 ‘국제도시’를 말해왔었던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송도나 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산업투자 비율은 낮아지고 대다수가 아파트 중심으로 개발되는 주거신도시로 전락하게 될 위기에 처한 문제도 인천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투자가치를 길러내야 한다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인천의 기업들이 새로운 분야나 유사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실적을 요구하는 과도한 평가기준 때문에 진입에 장애가 되고, 도전조차 못하게 되는 일들을 겪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천의 기업들은 먼저 타지로 나가 경쟁하고 돌아와야 지역에서 일할 자격이 부여되는 상황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성숙시키지 못하고, 외지 업체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해 코스프레를 도맡기도 했었다. 기업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인천의 경제적 주권의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시작부터 장벽과 맞닥뜨리지 않고, 실적과 규모의 제한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허용해 아이디어를 제안받고, 이를 성숙시킬 수 있는 기업 활동의 무대가 인천이어야 한다. 그래야 외지의 업체들도 인천으로 진출하여 투자하려 할 것이고, 인천의 기업으로서 활동할 꿈을 키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은 지금 주권 찾기를 시작했다. 더 이상 인천이 외지 업체들의 시장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지역적 토양 아래 인천의 기업들이 태어나 길러지는 무대가 되어 외부로 펼쳐나갈 수 있도록 기업의 모든 노력을 전제로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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