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강서지역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지역주민들이 반발하자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무릎을 꿇고 “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과 그 가족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처럼 장애인 혐오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곳이 있다.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있는 중앙기독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중앙기독학교 대표인 김요셉 교목(57)은 “장애학생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중앙기독학교는 중앙기독유치원과 중앙기독초등학교, 중앙기독중학교를 합쳐 부르는 명칭이다. 기독교 원로 김장환 목사의 아내 트루디 김 여사가 1978년 중앙기독유치원을 시작으로 1994년 중앙기독초등학교, 2007년 중앙기독중학교를 설립,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중앙기독학교는 현재 특수교사와 사회복지사 15명, ‘브솔 사회복지법인’ 소속 언어치료사, 수영코치 14명을 포함해 총 29명의 전담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중앙기독학교는 장애학생들이 비장애학생과 함께 수업을 받는다. 이 학교의 한 학급 정원은 28명. 이 가운데 2명이 장애학생이다. 김 교목은 “중앙기독학교는 비장애 학생이 입학 시 장애학생과 함께 교육받겠다는 동의서를 작성하는 등의 노력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중앙기독학교는 장애학생을 교육하는 데 있어 비장애학생과 차별을 두지 않는다. 2008년부터 시작한 파워스 장학회를 통해 장학금 또한 비장애학생과 다름없이 지급한다. 올해 지급한 87명의 학생 1인당 연평균 장학금은 1천만 원에 달한다. 김 교목은 “장학기금 펀드와 교회의 후원으로 기금을 조성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어 적잖은 혼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선행학생금지법이 시행돼 20년간 해 온 영어수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 사립학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편견도 넘어야 할 숙제다. 교육부가 밝힌 2013년 기준 학생 1인당 연간 공교육비는 초·중등 900만 원인데, 중앙기독학교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이보다 140만 원 적은 760만 원이다. 이처럼 중앙기독학교 학생들은 일반 국ㆍ공립 학생들과 별반 차이 없는 등록금을 내고 있지만 이른바 ‘귀족학교’라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편견을 넘어 중앙기독학교는 학급연임제, 미니스쿨 체제, 체계적인 영어교육 등을 제공하는 한편 학급을 남ㆍ여 반으로 분리, 전담 교사를 붙여 문제행동을 축소하고 리더십과 자존감 향상을 도모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김 교목은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들이 평등한 학습권을 보장받고 함께 상생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민훈ㆍ수습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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