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생에서 수능만큼 그 이후 삶을 좌지우지하는 시험도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인생 전체를 돌아보면 매 순간의 선택이 수능만큼이나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사실 대학 나오고도 직업이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구나 생각하고 있는 사이, 대학 진학률은 하락 추세다. 이미 2009년 최고치인 77.8%에서 지속 하락하여 2016년에는 69.8%까지 거의 10% 가까이 진학률은 떨어졌다.
대학은 왜 가는 걸까? 대학을 아주 오래 전에 다닌 내게 누군가 묻는다면 ‘갈 수 있는데, 그리고 다들 가는데 나만 안 가면 손해니까’라고 했으려나? 지금의 현실에서는 학벌과 취업 때문에 간다고 말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대학은 형편이 된다면 인생에서 한번 누려볼 수 있는 최고의 사치 중의 하나였다. 부모님이 조건 없이 제공하는 학비와 용돈으로 20대에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마음껏 누려볼 수 있는 시절이다. 또한 인생에서 처음으로 공부가 뭔지, 뭘 공부해야 할지, 아니면 공부하지 말아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부모인 내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너만의 해답을 찾아보라고, 그 해답이 너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생각해보라’는 교과서적 얘기로 결론 난다. 거기에 추가로 하나 더, 그 해답이 너만 행복해서는 절대 안 되며 네 기준에서 남을 멋대로 이용하거나 아프게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해야 하는 걸까? 지난 24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범인 박모 양도 이번 수능을 준비하는 청소년들과 같은 또래다.
송미영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