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을 통해 순위를 가리고 발전하는 엘리트 스포츠의 특성상 전국체육대회도 각 종목마다 승자와 패자, 1위와 꼴찌가 공존하기 마련이다. 개인간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든, 팀을 이뤄 기량을 겨루고 승부를 가리는 구기 및 단체종목이든 간에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마련이다. 필자가 맡고 있는 역도 종목의 경우에도 출전 선수 모두가 저마다 사력을 다해 바벨을 들어올리지만, 그중에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신기록을 세우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세 차례의 시기를 모두 실패해 실격을 당하는 선수도 있다. 타 종목 역시 승자와 패자가 반드시 갈릴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 속에서 패자보다는 승자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많은 박수 갈채를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패자가 없는 승자는 존재할 수 없고, 꼴찌가 없는 나홀로 1등은 있을 수 없는 것이 스포츠다. 서로 경쟁하면서 승패가 갈리고 순위가 가려지는 것은 필연적인 법칙이다. 그러나 ‘승리 지상주의’에 만연된 우리는 패자는 마치 무슨 큰 죄악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홀대를 받는가 하면, 선수 본인도 자책을 하고 좌절한다.
옛말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다. 운동 선수에게 있어서 패배자와 꼴찌는 그를 더 강하게 만들고, 도약을 위한 자극제가 되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승자와 우승자보다는 패자와 꼴찌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영원히 꼴찌(패배자)로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우승자에 대한 축하의 박수 못지않게 꼴찌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면 용기와 힘을 얻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원성
대한역도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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