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생태경관단지 수백억 투입 ‘눈총’

포천시, 홍수터 자리에 2019년까지 250억 투입 공사 착수
공직내부 “꽃밭수준 불과·관광수요 예측못해… 중단해야”

▲ 공사를 시작한 생태경관단지
▲ 포천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현수교 설치를 제외한 10만여㎡ 규모의 경관작물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한탄강 홍수터 일대 공사현장. 지난 4월 착공, 현재 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두현기자

포천시가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국가지질공원 인근 생태공원 등이 방치(본보 10월18일자 13면)되는 가운데 시가 한탄강 홍수터 자리에 수백억 원을 들여 생태경관단지를 조성하겠다며 공사에 들어가자 공직사회에서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객이 예상만큼 찾을 지 의문시된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5년부터 영북면과 관인면 일대 한탄강 홍수터인 중리벌판에 홍수터 관광자원화 취지로 생태경관단지를 오는 2019년까지 1~2단계로 나눠 250억 원을 들여 개발할 계획이다. 시는 1단계로 50억여 원(도비 75% 시비 25%)을 들여 현수교 설치를 제외한 10만여㎡ 규모의 경관작물단지 조성공사를 올해 4월 착공, 현재 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경관작물단지는 일상적인 꽃밭 수준에 불과하고 부대시설이나 특별한 위락시설 등이 없어 관광객이 예상만큼 찾을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더구나 한탄강 홍수터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고 있어 경관작물단지만 해도 연간 임대료가 6천여만 원에 이르고 모두 개발했을 때 억대 임대료가 예상돼 시의 부담이 만만찮은데다, 고정시설도 들어설 수 없는 곳에 굳이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견들이 많다.

 

시는 홍수터인 중리벌판을 240만㎡로 추산하고 관리권이 시로 넘어올 경우에 대비, 실질적인 소득사업이나 체계적인 관광지 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한 계획에 돌입했지만, 계획이 구체화하지 못하면서 투자에 비해 관광 수요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공사가 더 진행되기 전에 중단하고 T/F를 구성, 전체적인 개발계획을 다시 세워 체계적인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시의 한 간부 공무원은 “우선 개발부터 해놓고 소득이 발생하지 않으면 임대료를 포함한 모든 관리비용은 시가 부담해야 한다. 행정과 기술진들이 포함된 T/F팀을 구성, 타당성이나 적정성 여부부터 검토, 예산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실사했던 이원석 시의원도 “꽃밭 수준에 불과한 명목상 생태경관단지를 만든다며 수백억 원의 예산을 사용한다는 건 용인할 수 없다. 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즉흥적이고, 주먹구구식이 아닌 정확한 계획을 다시 세워 오지 않으면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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