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낀 1조2천 억원 대 불법 사설경마 운영조직 덜미

유명 프로그래머 고용 ‘판도라’ 프로그램 개발…12명 구속

연간 1조 2천억 원대 돈이 오간 불법 사설 경마 프로그램 ‘판도라’의 운영진이 경찰에 구속됐다.

 

판도라는 본사에서 회원들의 당첨금을 직접 지급하지 않고 회원들의 배팅금액으로만 배당률이 자동 정산되는 사설 경마 프로그램으로, 유명 프로그래머와 조직폭력배까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한국마사회법 위반 등 혐의로 판도라 최고 운영자 A씨(49) 등 12명을 구속하고, 하위 운영자 B씨(41)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개인 이메일로 인증ㆍ접속하는 사설 경마 프로그램 ‘판도라’를 개발한 후 전국 110명의 하위 사설 경마 운영자들에게 판도라 프로그램 서버를 개설ㆍ관리해주는 조건으로 지난 2014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75억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고 운영자 A씨는 유명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자동실행 프로그램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프로그래머 C씨(44)를 고용, 지난 2011~2012년 회원들의 베팅액으로만 배당금이 자동정산되는 4세대 사설 경마 프로그램 판도라를 개발했다.

 

운영은 다단계 구조로 이뤄졌다. 이들은 용인시 아파트 6곳에 본사를 수시로 옮기며 서버관리·정산업무 등의 프로그램 관리, 전국 각지의 하위 운영자 110명으로부터 보증금 1천만 원에 매주 100만 원씩 사용료를 받았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불법 사설 경마프로그램을 개발해 유통한 뒤 서버 사용료 명목으로 거액을 챙긴 운영자 등 17명과 이들에게 프로그램을 받아 회원을 관리하며 수수료를 챙긴 사설 경마 운영자 등 총 28명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26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압수한 서버와 물품들을 공개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불법 사설 경마프로그램을 개발해 유통한 뒤 서버 사용료 명목으로 거액을 챙긴 운영자 등 17명과 이들에게 프로그램을 받아 회원을 관리하며 수수료를 챙긴 사설 경마 운영자 등 총 28명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26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압수한 서버와 물품들을 공개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또 바로 아래 중간 단계에서는 ‘총판 관리자’ 역할을 맡은 이들이 하위 운영자를 모집한 뒤 1인당 6~30명을 관리하며 매주 서버 사용료 100만 원의 30~40%를 챙겼다. 실제 도박꾼들을 상대로 판도라를 운영한 하위 운영자 110명은 1인당 20~50명의 회원을 모집·관리하며 이들의 베팅액 5~7%를 수수료로 받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팅액에 제한이 없는 판도라의 회원 하루 평균 베팅액은 3천여만 원, 연간 1조 2천억 원에 달했다.

 

판도라 프로그램에 대해 1년에 걸쳐 수사한 경찰은 A씨 등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현금 1억 4천400만 원과 5천400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 대포폰 61대, 컴퓨터 30대 등을 압수했으며 본사 사무실에서는 보증금과 외제차량 등 모두 6억 5천여만 원을 압수했다.

 

또 대전지역 조직폭력배인 D씨(44)가 자금책이자 총판의 역할을 맡았고 또 다른 조직폭력배 E씨(45)가 본사직원 관리 역할을 했던 것으로 확인, 경찰은 판도라 프로그램에 조직폭력배들이 깊이 관여된 것으로 보고 자금이 폭력조직 운영에 사용됐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판도라 운영에 사용된 프로그램 서버 129개도 모두 압수해 판도라 운영 조직은 사실상 해체됐다”며 “판도라 운영에 조직폭력원이 깊이 관여된 만큼 수익금이 조직 운영에 사용됐는지 조사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유사 사설 경마 프로그램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해서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본사 사무실 사설경마 관련 컴퓨터
▲ 본사 사무실 사설경마 관련 컴퓨터
▲ 판도라_ 프로그램 창
▲ 판도라_ 프로그램 창
▲ 본사 사무실 침대 매트리스 아래 숨긴 수표뭉치.
▲ 본사 사무실 침대 매트리스 아래 숨긴 수표뭉치.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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