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을 둘러싼 갈등, 해법은 없나] 1. 골목상권 파고든 대형유통업체

몰려드는 대기업, 밀려나는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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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야 한다’, ‘막아야 한다’ 지역상권을 둘러싸고 대형유통업체와 소상공인 간 갈등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기지역은 서울과 가까운 도심인데다 인구 증가, 교외 지역 등으로 대형 유통업체에 더할 나위 없이 목 좋은 곳으로 꼽힌다. 

이에 도내 지자체 곳곳에서는 상권을 둘러싸고 지키려는 자와 진입하려는 자 간의 갈등이 치열하다. 본보는 골목상권을 둘러싼 새로운 상생 해법은 없는지 3회에 걸쳐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경기지역에 복합쇼핑몰과 가구전문점 등 대형유통업체가 줄줄이 들어서면서 도내 지역상권 곳곳에서 신음이 커지고 있다.

 

불과 두 달 만에 대형유통업체가 잇따라 문을 연 고양시를 비롯해 시ㆍ군을 가리지 않는다. 경기도는 입지가 좋고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대형유통업체에 진출 1순위 지역으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실제 경기지역에 대형유통업체의 진출이 공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대형마트는 17곳, 가구전문점 등 전문점은 4곳, 아웃렛 등을 포함한 쇼핑센터는 11곳, 복합쇼핑몰은 6곳 늘었다. 반면 전통 대규모 상가 등을 뜻하는 그 외 대규모 점포는 오히려 3곳 줄어들었다. 

지난해와 올해도 스타필드 하남과 스타필드 고양(신세계),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신세계사이먼) 등 초대형 쇼핑몰들이 연이어 문을 열었다. 앞으로도 동탄2신도시 ‘롯데타운’,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등이 잇따라 개장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도내 지자체에서는 골목상권을 놓고 대형유통업체와 소상공인, 지자체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평택시의회는 오는 2020년 신세계가 안성에 복합쇼핑몰을 입점하려 하자 인근 소상공인의 피해와 교통 체증 등을 우려하며 사업 재검토 촉구 등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입점을 바라는 시민들과 상권 붕괴를 우려하는 전통시장 등 상인들의 마찰 역시 이어지고 있다.

 

양평군에서는 5년째 롯데마트 입점을 둘러싸고 갈등이 진행 중이다. 건물은 지어졌지만 현재 시장 상인회와 상생협의를 진행조차 못하고 있다. 고양시에서는 인근 가구단지 상인들과 이케아 간 상생협의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으로 소상공인들의 입지는 실제 좁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복합쇼핑몰 주변 중소유통업자와 소상공인 400명을 대상으로 ‘복합쇼핑몰 진출 관련 주변상권 영향 실태’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원과 하남, 판교 등 경기지역 3곳 등 복합쇼핑몰이 들어선 수도권 4곳의 중소유통업자 및 소상공인의 66.3%가 복합쇼핑몰 진출로 인해 점포경영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지난 2014년 롯데몰 수원점 개점과 AK플라자 증축으로 수원지역 소상공인의 월 매출액은 진출 전보다 29.1%, 1일 평균 고객 수는 38.2% 각각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선 판교는 월 매출액이 15.4%, 스타필드가 들어선 하남은 8.1% 하락했다.

 

이병덕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근 경기지역 곳곳의 상권이 모두 대기업에 의해 장악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소상공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하듯 인근 소상공인과 품목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등 제대로 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자연ㆍ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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