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해파랑길을 걸으셔요?”, “왜 이 짓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세상 사는 것이 모두 비슷한데.”
동해안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사람들과 주고받던 말들. 이번 여행은 안 하면 평생 후회가 될 것 같은 몇 가지 일이 정말로 가치로운가 생각해보는 데 있었다.
어느 친구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 사람아 왜 그리 복잡하게 살아? 세상을 즐기며 누리고 살아야지… 얼마나 산다고.” 나는 늘 왜(why)라는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으려고 하였다. 나의 존재 의미를 찾고, 계획한 일에 대한 정당성과 동기를 부여하려는 몸부림이라고 할까?
친구 말에 일면 공감하기도 한다. 왜(Why)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는 더욱더 그랬다. 그러나 남의 생각이나 기존 관행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따르는 것은 마치 음식물을 씹지 않고 삼키는 것과 같다. 내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사는 것, 혼이 없는 삶과 같다고 생각한다. 왜(Why)라는 질문은 나에게 무엇을(What), 어떻게(How)할 것인가에 대한 훌륭한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은 필요한가? 왜 혁신교육인가? 수많은 사업을 왜 하는가? 각종 교육정책의 배경과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학교는 왜 가난한가? 왜 학교 민주주의인가?’ 등등.
아는 만큼 보이게 되며 생각한 만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변화의 동력이 되기에 가치롭다고 생각한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 훌쩍 떠나라’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사색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듯… 호수, 공원, 동네 길 등 편한 곳을 걸으면서 사색에 빠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는 누구이며,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으며,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 하는 있은 즐겁고 가치로운가 등등… 금년에는 독자들이 소중한 자기 자신을 다시 찾기를 소망해본다. 다시 떠나는 해파랑길 여행에서는 그동안의 경기교육을 촘촘히 들여다보아야겠다.
김한호 한국교원대학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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