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원대 가짜 경유 만들어 판매한 일당 무더기로 붙잡혀

4명 구속ㆍ14명 불구속 입건

▲ 1천억원대의 가짜 경유를 제조, 유통시킨 일당을 검거한 수원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9일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 1천억원대의 가짜 경유를 제조, 유통시킨 일당을 검거한 수원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9일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1천억 원대 가짜 경유를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상 경유에 반제품을 섞는 수법으로 가짜 경유를 만들어 판매, 수백억 원대의 부당 수익을 챙긴 혐의(석유 및 석유 대체연료 사업법 위반)로 제조ㆍ관리책 A씨(36)와 운반책 B씨(52) 등 4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폐유정제 업체 대표 C씨(42) 등 1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2015년 10월에 걸쳐 가짜 경유 7천380만ℓ(시가 1천억 원 상당)를 제조해 전국 주유소 35곳에 유통시켜 390억 원가량의 막대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원료 공급책이자 폐유정제업체 대표인 C씨가 울산지역 폐유정제업체를 인수해 국내 대형 정유사로부터 가짜 경유 원료인 HLBD(경유와 유사한 석유 반제품)를 구입하면, 이를 넘겨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HLBD는 그 자체가 경유와 유사한 성분을 지니고 있어 정상 경유를 혼합하는 것만으로도 가짜 경유를 제조할 수 있는 원료다. 별도의 기술이나 제조 장비 없이도 가짜 경유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데다가 적발 위험성도 낮아 범죄에 자주 악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폐유를 정제유로 만든다는 명목으로 HLBD를 정상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이들은 HLBD가 가짜 경유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감추려고, 정제유를 만들어 폐유정제업체 19곳에 납품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기까지 했다. 반제품인 HLBD의 경우 교통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1ℓ당 528.75원)이 부과되지 않아 이들 일당이 챙긴 부당 이득만 39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을 환수하기 위해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한편 가짜 경유 원료를 판매한 정유사에 대해서도 유착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경유를 차량용 연료로 사용할 경우에는 차량의 연비와 출력이 저하되고, 차량 고장을 일으켜 고속주행 중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 폐유정제업체 시료재취 장면
▲ 폐유정제업체 시료재취 장면
▲ 폐유정제업체
▲ 폐유정제업체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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