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과 관련해 교원단체 모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2022년 고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사교육 시장에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교총 “신중에 신중 기해야 할 것” vs 전교조 “고교 학점제 졸속 도입 중단해야”
한국교총은 이날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발표에 “학생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반영해 원하는 교과목을 수강하고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제도”라면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교육여건 조성과 내신평가, 대입제도, 도농격차 등 사전에 조성되고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너무 많은 만큼 서둘러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완전히 바꾸는 것으로, 고교학점제의 기본 개념에 대한 합의도 없이 전면 도입은 위험하다”며 “고교학점제보다 국·영·수 중심의 입시 중심 교육을 바꾸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습 편식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는 고교학점제와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교학점제 첫 시행 자녀 보내는 학부모들 “사교육 열풍에 부채질”
오는 2022년 고교학점제 시행과 함께 자녀를 고등학교에 보내는 학부모 Y씨(47)는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인해 인기 있는 선생님이나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 위주로 학생들이 쏠릴 것 같다”며 “고등학교에서 만큼은 원하는 수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과목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B씨(41·여)도 “같은 교실에서 친구들과 지내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은 교육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이 없어질까 불안하다”며 “사교육 열풍에 부채질을 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와 관련, 수원지역 학원강사 H씨(30)는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내신에서 변별력이 떨어지면 결국 대학별 본 고사나 논술에서 당락이 결정되며 이는 사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무학년 학점제 고교체제 개편, 수업평가의 혁신, 대입제도 개선,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으며, 고교학점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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