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잃은 여학생 옷벗어 구조한 따뜻한 미담 주인공 찾습니다"

▲ 정신 잃은 여학생을 긴급 구조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는 22세의 청년 2명과 백화점 보안요원인 박종욱씨(가운데)
▲ 정신 잃은 여학생을 긴급 구조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는 22세의 청년 2명과 백화점 보안요원인 박종욱씨(가운데)
실외 온도 영하 1도,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체감온도는 영화 7도 정도 되는 지난 10일 밤 10시 10분께 부천 신중동역 출구에서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쓰러질 듯 휘청거리다가 결국 벽을 잡고 쓰러졌다.

 

이를 본 청년 2명과 부천시의회 정재현 의원이 황급히 이 여학생에게 접근해 살폈다. 여학생은 천식을 앓고 있는듯했다. 청년 2명은 곧바로 119에 전화를 했고 자신들이 입던 패딩을 벗어 여학생의 몸을 덮었다. 이때 근처에 있던 롯데백화점 야간 보안요원이 패딩 여러 벌을 가지고 와서 여학생 몸에 덮으며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했다.

 

이미 백화점은 폐점된 시간이었으나 백화점 보안요원이 “백화점 안이 따뜻하니 옮기자”고 제안하고 다른 보안요원에게 백화점 출입구 불을 켰지만 구급차로 금방 도착할 거라며 옮기지는 않았다. 정재현 의원은 밖으로 나가 구급차 방향을 잡아줬다. 

이렇게 5분여 동안 급하게 상황이 전개된 후 구급차와 간호사가 현장에 도착했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여학생은 곧바로 구급차로 이송됐다. 그리고 청년 2명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현장을 빠져나갈려 하는데 정 의원이 누구냐고 묻고 사진을 찍었다. 부천 여월동과 중3동에 사는 22살 동갑내기 친구고 내년에 복학한다는 이야기만 남긴 채 홀연히 현장을 떠났다.

 

이 같은 선행을 정 의원이 자신에 SNS에 열정과 선행을 완전 응원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올렸다. 이 글이 올라오자 “아름다운 청년들 그리고 롯데백화점 직원분,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좋은 이웃들의 선한 행동, 추운 날 훈훈한 온도입니다”, “한손 한손 거드는 손길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라는 감동이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훈훈한 이야기가 누리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정재현 의원은 “요즘 젊은 세대들을 흔히 ‘싹수가 없다’고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보니 아닌 것 같다”며 “선행을 한 이들 주인공을 찾아 표창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들 청년 2명을 찾고 있다.

 

보안요원 박종욱씨는 “당시 역사 안에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사람이 비틀거리며 쓰러져 있는데도 그냥 지나친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면서 “사실 청년 2명과 옆에 한사람(정재현 의원) 등 3명이 응급 구호조치를 했다. 이들이 선행미담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매서운 한파에 병으로 갑작스럽게 정신 잃은 여학생을 조그마한 관심으로 구조한 젊은 청년들의 훈훈한 미담이 세상의 온도를 높여주며 따뜻함을 더해주고 있다.

부천=오세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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