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달릴 성화봉송 주자 선정 ‘시끌’

市 추천 인사에 ‘승부조작 논란’ 유도 안병근 용인대 교수 포함

평창 동계올림픽대회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용인시가 승부 조작 등의 혐의로 자질 논란을 빚은 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성화봉송 주자로 추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2월9~25일 치러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 패럴림픽을 맞아 용인지역에서 성화를 봉송할 주자를 선발, 지난 7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측에 명단을 전달했다. 용인에서 뛰게 될 성화봉송 주자는 조직위가 선발한 91명과 용인시가 추천한 6명 등 총 97명이다. 

시는 전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안병근 용인대 교수와 씨름선수 출신의 이태현 용인대 교수, 장애인 수영선수인 권현 선수(26) 등 6명을 성화봉송 주자로 추천했다. 안 교수는 1984년 제23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남자 유도 71㎏급 금메달리스트다.

 

이들은 내년 1월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용인 수지구청에서 한국민속촌, 시청을 거쳐 에버랜드까지 총 61.3km 구간을 달릴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시의 성화봉송 주자 추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안 교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며, 현재 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러나 지난 2015년 공금 횡령과 승부 조작 등의 혐의로 다른 유도계 관계자 40여 명과 함께 무더기로 입건됐고,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2014년 당시 전국체전 여자 유도 대학부 78kg 이하 결승전에서 특정 선수에게 고의로 패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안 교수를 포함해 시가 추천한 인사들은 사실상 성화 봉송 주자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자가 달릴 구간에 대한 배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특별법에 따라 추천된 주자에 대해 범죄 경력 등 신원조회를 거치지만 대부분 살인이나 방화 등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 대해서만 자격을 주지 않고 있어 확인하지 못했다. 시가 원한다면 재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안 교수가 승부 조작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은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조직위 측과 재검토 등을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용인=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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