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루돌프와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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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거리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고 캐롤이 울려퍼지곤 한다. 같은 책도 같은 영화도 나이가 들며 새롭게 느껴지는 것처럼 무심코 따라 부르던 크리스마스 캐롤도 다시 들어보니 그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필자에겐 노래 ‘루돌프 사슴코’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코에 병이 있어 붉은 코를 가진 사슴 루돌프는 다른 사슴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왕따 신세였다. 그런데 산타 할아버지가 루돌프의 코는 병이 있는 게 아니라 더 밝은 거라고 말하고 썰매 끄는 중요한 업무를 맡겼다. 그 후로 다른 사슴들은 루돌프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누군가의 칭찬과 기대가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산타할아버지의 칭찬과 기대가 위축되고 주눅들은 루돌프를 사슴들의 리더로 만들었던 것처럼.

 

이처럼 칭찬이나 기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로젠탈 효과>라고 한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였던 로버트 로젠탈 교수는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20%의 학생들을 무작위로 뽑아 그 명단을 교사에게 주면서 지능지수가 높은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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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 학생들은 임의로 뽑힌 명단이기에 지능이 꼭 높은 것은 아니었고 학생들도 담임교사도 그 명단이 실험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8개월이 지난 후 명단에 오른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 점수가 높아졌다. 이런 변화는 바로 그들이 똑똑하고 잘 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는 교사의 기대와 격려 때문이었다. 아이가 잘 하면 교사는 ‘역시 똑똑하구나~’ 같은 반응을 보이고 아이가 못하면 교사는 ‘무슨 걱정이 있니? 너는 이걸 못할 아이가 아니란다~’ 같은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칭찬, 격려, 기대, 따뜻한 말은 루돌프를 리더로 만들고 우리 아이를 공부를 잘 하게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부모들 중에 아이를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부모님이 계시다. 그럴 때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기 보다는 아이를 믿고 격려하고 ‘너는 세상에 도움이 될 그런 사람이 될거야’라고 믿어주라고 권한다. 그러면 그 아이는 잘못되려다가도 부모의 기대 때문에 흔들림이 적고 또 설령 방황을 하더라도 일찍 돌아올 것이다.

 

‘루돌프 사슴코’ 노래를 들으며 추운 겨울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누군가의 산타클로스가 되어보자. 그리고 누군가를 위로하는 따뜻한 연탄이 되어보자. 안도현의 시구처럼.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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