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벽에 다시 걸린 ‘통영항’
김 관장 후원받던 전혁림 작품
시민들에 미술관 널리 알리고파
고 전혁림 화백의 작품인 ‘통영항’이다. 이 그림은 노무현 정부 때 인왕실에 들어왔다가 이명박 정부 때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다시 인왕실 벽에 걸리게 됐다.
이 그림에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05년 당시 TV를 보던 노 전 대통령은 전 화백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했다. TV 화면에 스쳐 지나간 전 화백의 그림을 보고 감동을 한 노 전 대통령은 예고도 없이 그 미술관으로 달려가 작품을 제작 의뢰했다. 그때 노 전 대통령이 찾은 미술관이 김이환씨(83)가 관장으로 있는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위치한 ‘이영미술관’이었다.
올해로 개관 17년째를 맞은 이영미술관은 7천여 평의 대지에 야외조각공원과 함께 지상 1~3층의 미술관 전시장으로 이뤄져 있다.
김 관장은 원래 2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했다. 부산에서 우연히 매화 그림 한 장을 산 것을 계기로 그림에 관심을 두게 된 김 관장은 1977년 화가 박생광과 인연을 맺게 됐다. 박 화백에게 흑모란 그림을 청하러 무작정 찾아간 것.
김 관장은 이를 통해 박 화백의 후원자가 됐다. 1979년 공무원을 그만두고 일반 기업에 들어간 김 관장은 부업으로 돼지 3천 돈을 사육, 수익금을 통해 박 화백이 눈을 감은 1985년까지 8년간 그를 후원했다. 이 같은 후원은 전혁림 화백에 대한 후원으로까지 연결돼 전 화백이 타계한 2010년까지 21년간 이어졌다.
결국 두 작가의 예술활동을 지원하며 후원자로서 이들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김 관장은 2001년 오랜 꿈이었던 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제껏 모았던 두 작가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이들과 같은 예술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서다.
김 관장은 “앞으로도 젊고 재능있는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며 “우리 미술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훌륭한 미술관이 용인에도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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