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학교생활기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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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기치 못한 포항 지진 발생으로 인해 일주일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다행히 국민들의 현명한 협조로 별 탈 없이 치러졌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온 국민이 수능 시험에 매우 민감하다. 수능 성적을 대학 입시의 보증수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전 학력고사 때도 학력고사 성적이 대학 합격의 결정적인 열쇠였고, 수능시험으로 바뀐 뒤에도 오랫동안 수능 성적이 대학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였다.

 

그러나 요즘은 수능 성적과 상관없이 수시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이 정시보다 많다. 따라서 수능 고사에 임하는 학생들의 긴장도가 예전 같지 못하다. 현재 수시 전형 비율이 73.7%를 넘어 80%에 접근하고 있다. 수능 성적과 상관없이 학교생활기록부만 가지고 입학전형을 하는 대학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성장과 학습과정을 교사가 상시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하여 누가 기록한 종합 기록부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급 담임교사는 물론 교과 담당,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담당하는 모든 교사들이 기록한다.

 

학생부에는 학생이 학교 교육 활동에 참여한 내용들이 개별적 특성으로 나타나 있어야 한다. 이를 기록하는 교사는 학생의 교육 활동 결과를 객관적으로 구체성 있게 기록하여 개인별 특성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의미 없는 사실의 나열이나 근거 없는 추상적 용어로 기술해서는 안 되고, 학생에 대한 개별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 사실에 근거하여 담당 교사의 평가적 기술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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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학생부에는 교과의 학습 참여도, 태도 등이 나타나야 한다. 토플·토익 성적이나 인증 사항, 논문·도서 출간, 발명 특허의 내용은 입력할 수 없다. 교사는 학생을 관찰하여 누가 기록한 종합의견을 기술하여 학생에 대한 이해는 물론 지도 자료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학생이 갖고 있는 특별한 스펙이나 외부 활동, 수상 실적을 기록하고 싶겠지만 학생부에는 학교가 주관하여 계획한 교육활동, 교과 활동과 관련된 활동 이력들만 입력이 가능하다.

 

학부모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매우 민감하다. 학생부가 대입 전형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혹여 자녀들에 대한 평가 기록이 부실할까 하는 우려심을 갖고 있다.

 

학부모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학교생활기록부를 기술하고 작성하는 학교와 교사의 권한이 실제로 강화되었다. 아울러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도 크다.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를 공정하게 기록하고 책임성 있게 관리해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이 교사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학생부가 학교 교육의 신뢰도를 높이고 학교 교육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김유성 죽전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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