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특집_인터뷰] 손흥철 안향동방사상연구소장

“기술전문가, 도덕적 인간 만드는 교육 필요한 때”
국가의 미래는 인재 육성 승패에 달려
율곡 ‘애민정신’ 안향 ‘시대정신’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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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헌 안향은 성리학을 들여온 인물이다. 그가 정립한 성리학과 후학들은 조선 건국을 이뤘으며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천년을 앞두고 천년지대계가 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손흥철 안향동방사상연구소장(안양대학교 교수)에게 들어봤다.

-안향은 성리학을 들여온 인물이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회헌(晦軒) 안향(安珦·1243∼1306)에 의해 고려에 정착된 성리학은 그 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계승 발전됐다. 고려 말 신진사대부는 무신정권의 전횡, 원의 간섭, 관료들의 부패, 사회적 풍기문란 등 폐단을 개혁하고 새로운 정신적 토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안향이 전파한 성리학은 조선건국의 주역이 되고 국가이념으로 계승됐다.

 

-안향 선생의 교육혁명과 인재육성 노력은 어떻게 이뤄졌고 이후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안향은 한 사람의 선각자였다. 어떤 한 사람이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는 꺼져가는 고려의 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학문연구와 교육에 열정을 다했다.

안향은 학교교육을 위한 연구와 행정적·재정적 체계를 완비함으로써 고려 후기 새로운 학문정신을 정립하고 신진사대부들이 출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경기도에 뛰어난 유학자가 많다. 경기도 유학의 특징은.

율곡을 중심으로 하는 기호학파는 조선성리학의 이론적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동했으며, 퇴계학파에 비해 적극적으로 국가정신과 애민정신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경기 남인 유형원, 이익, 정약용 등은 적극적으로 국가개혁과 근대 사상을 수용했다. 실학이라는 용어는 일제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들을 ‘조선후기 근대철학’의 학파로 봐야 한다. 이들은 천주교를 비롯한 서구 사상과 서양문물을 수용했다. 

조선 후기 성호 이익이나 다산 정약용의 철학을 실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나아가 기존의 성리학과 구분해 반성리학·탈성리학·반주자학 등으로 규정하면 율곡이나 우계의 학문이 그야말로 반실학이 되고 만다. 실상 조선에서 실학의 선구가 율곡과 우계임을 모르는 일이다.

 

-오늘날 교육, 어떻게 바로세워야 하는가.

안향의 시대정신과 그의 학문 진흥의 정신은 21세기 오늘 우리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바로 실용정신에 있음을 일깨우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안향의 학문정신을 통하여 교육이 어떻게 시대정신을 창조하는 창의성을 제고시킬 것인지 그리고 국가와 백성의 안위와 안녕을 위해 학자와 교육자가 갖추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기도를 이끄는 리더가 새겨야할 마음가짐은.

국가의 미래는 무엇보다 인재육성의 승패에 따라 달라진다. 안향이 이뤄낸 것처럼. 지금은 기술 전문가를 기르기보다는 기술적 전문가를 도덕적 인간으로 만드는 교육이어야 한다. 또 율곡의 정신을 되새길 만하다. 율곡은 군주의 최고덕목이 애민정신의 실현이라고 보았다. 

율곡의 국가관은 애민을 민본정치의 최고의 목적으로 삼는다. 또 철저한 개혁주의자이면서 실천가였다. 학문적으로 이정(二程)이나 주희(朱熹)를 답습하지 않고, 새롭게 재해석함으로써 조선 성리학의 위상을 높였다. 국가의 시무에 정통한 행정가였으며 항상 유효적절한 대비책을 제시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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