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읽던 곳에서 공연하고 소통하고… 미래형 도서관 ‘시동’
세계를 대표하는 기부가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은 조국도, 어머니도 아니다.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다”라는 말을 했다.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 그는 지식 획득의 가장 중요한 수단은 독서라고 강조하며 도서관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이처럼 도서관은 독서습관을 길러줄 배움의 장인데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 창조공간으로 거듭나면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필수시설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본보는 경기도내 도서관의 실태를 짚어보고 2021년 설립되는 경기도 대표도서관의 비전과 방향을 통해 미래형 도서관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1일 경기도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도내 공공도서관은 250개소로 전국 1천10개소의 24.7%를 차지하고 있다. 주민센터 등에서 소규모로 운영되는 작은도서관 역시 전국 5천914개소 중 1천504개소(25.0%)가 몰려 있는 등 도내에는 공공ㆍ사립을 막론하고 가장 많은 도서관이 몰려있다.
그러나 이처럼 도내 전역에 수많은 도서관이 산재해 있지만, 이들 도서관의 정책을 조정하고 도서관 행정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대표도서관’이 미흡한 실정이다.
대표도서관이란 책을 읽는 장소로서의 도서관 고유 업무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도민들을 위한 문화와 지식 제공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2016년 6월 기준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대표도서관을 운영 중인 곳은 11개다. 그러나 이들 중 도서행정 컨트롤타워로의 도서관을 신설한 곳은 서울과 인천, 전남, 제주 등 4곳에 불과하다. 도를 포함한 나머지 13개 시ㆍ도의 경우 기존의 도서관을 대표도서관으로만 지정한 상태다.
이에 도는 오는 2021년까지 총 사업비 998억 원을 투입해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 경기융합타운 내 지하 4층, 지상 5층(연면적 3만3천480㎡) 규모로 ‘대표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도를 대표하는 이 도서관을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기존 도서관의 역할을 넘어 컨퍼런스나 전시장 등 ‘열린 커뮤니티’ 통합 플랫폼으로 구축될 방침이다. 특히 저층에는 공연장 등 문화ㆍ교육ㆍ소통이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을, 고층은 도서관 고유의 특성을 살려 조용히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마련된다.
또 대표도서관은 지역 도서관 지원 및 협력사업을 수행, 도내 도서관을 통합 관리하는 중추 역할을 하며 소외된 지역과 계층의 정보 편차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시ㆍ도 단위의 종합적인 도서관자료의 수집ㆍ정리ㆍ보존 및 제공,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관자료 수집활동 및 도서관 협력사업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도는 올해 경기정명(定名) 천년을 맞이하는 만큼 유구한 경기도의 역사를 대표도서관에 담아내 향후 도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기반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도 대표도서관의 마스터 아키텍터(Architect) 천의영 경기대학교 교수는 “경기도 대표도서관은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진화된 도서관”이라며 “31개 시ㆍ군 도서관들의 정책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성’과 기존의 역할을 넘어 도민들의 참여공간이 구성된 ‘대중성’을 담은 곳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경필 지사는 “대표도서관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발생하는 갈등과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휴식과 놀이공간인 엄마와 같은 역할과 창의적 지식 제공 및 정보ㆍ예술ㆍ오락이 함께 향유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도내 도서관들의 허브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한편 종사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