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의 기부천사 홍성천ㆍ심영애 부부

30년간 연말이면 사회복지단체 찾아 남 몰래 선행 이어와

▲ 양평의 기부천사 홍성천씨(가운데)
▲ 양평의 기부천사 홍성천씨(가운데)

지난해 양평군 양서면사무소 종무식장에는 3년째 이 종무식에 참석하는 특별한 손님이 나타났다. 그 특별한 손님은 바로 양서면 청계리 주민인 홍성천씨(66)다. 홍씨는 2015년부터 양서면 종무식장에 나타나 200만 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3년째 기탁하고 있다.

 

증조부 때부터 양평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양평토박이 홍씨는 쌀농사와 젖소 30여 두를 키우는 농부다. 주위의 권유로 80년대에 1년 남짓 부동산중개업도 했었지만 남한테 거짓말 못하는 성격이라 농사일로 돌아섰다고 한다.

 

홍씨의 기부는 30년을 이어온 긴 역사가 있었다. 30년 전부터 매년 연말이면 트럭에 쌀과 떡을 싣고 사회복지단체를 찾아왔었다. 심영애 부인을 비롯한 홍씨 부부로부터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양평의 사회복지 시설들 이름이 줄줄이 나열되었다. 양평에 복지시설이 몇 곳 없던 시절에는 인근 구리시 갈매리와 마석리까지 다니곤 했었다고 한다.

 

2015년부터 양서면에 현금기부를 시작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홍씨 부부는 그동안 여러 자선단체에도 성금을 내었지만 자신의 정성이 그 단체의 운영비로도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정성이 오롯이 불우이웃에게만 전달될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가 양서면에 내는 것이란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홍씨는 “아내한테 털 코트 한 벌 못해줘 미안한 면도 있다”며 “그치만 매년 기부를 이어간다는 것에 뿌듯하고 앞으로도 기부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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