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청미원’ 한호 대표 “가축분뇨 혁신적 자원화로… 농축산업 발전 이끌 것”

양돈 전문가로 시작 20여년 쉼없는 도전 ‘막분리 시스템’ 국내 사업장 최초 도입
고품질 액비 만들어 친환경농산물 재배 건강한 식생활 문화·지역농가 소득 기여

▲ 청미원 한호 대표

“축산업과 함께한 인생, 그것은 곧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청미원에서 가축분뇨 자원화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을 확대하겠습니다.”

 

노령화로 휴경 되는 마을 농경지 3만6천㎡을 임차, 마을 주민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고 가축분뇨를 활용해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며 더불어 사는 기업을 표방하는 청미원의 한호 대표(55). 양돈업계에서 인정하는 축산 전문가로 우뚝 선 그는 가축분뇨 자원화라는 다소 생소한 사업을 진행하며, 축산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 등으로 전 세계에 환경보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런던협약이 체결된 2012년부터 양돈분뇨의 해양투기 근절대책이 발표되는 상황에서 가축분뇨 자원화 대세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축분뇨 자원화라는 큰 화두를 던진 한 대표의 축산업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는 동아대 축산과를 졸업한 후 모 사료회사에서 원료수입, 사료 생산관리 및 사료 판매영업 활동을 하며 축산업 중 양돈업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후 사료ㆍ가축 사육에 관한 전반적 업무와 경험을 쌓고 양돈 전문가로 나서고자 회사를 사직하고 1997년 돼지 3천 두 규모의 산수골 농장 대표를 맡았다. 

그의 수완으로 5년여 만에 돼지는 3만2천 두로 늘어나고, 매출액도 7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성장했다. 2004년에는 양돈 조합인 ㈜돈사모에서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양돈계열화 사업을 산업에 접목, 전국적인 활동을 통해 양돈업의 지역적 특성과 양돈산업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직ㆍ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행로도 암초를 만난다. 사기와 보증 피해 등으로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에 한 대표는 하루 2시간씩 잠을 자며 직원들과 함께 양돈과 관련된 일을 닥치는 대로 하며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목표를 향해 걸어갔다. 또 하나의 언덕이 있었으니, 현재 대표로 있고 2003년부터 인연이 있었던 청미원에 2014년 대표로 취임한 것이다. 당시 청미원은 부도 직전으로 비참함, 그대로였다. 축산식품기업으로서 사료공급도 원활하지 못하고 직원들마저 떠나는 상황이었다.

 

한 대표는 전반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과감히 채질 개선에 나섰다. 생산관리 및 질병관리를 통해 직영농장의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협업 관계인 위탁장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대기업도 하지 않는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 어려운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상생관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청미원은 2016년부터 경영 안정화를 이루었고, 회사는 부도 직전에서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한 대표는 청미원 정상화를 계기로 2016년 14억여 원의 자금을 투입, 노후화된 시설을 재구축했다.

 

청미원의 핵심인 가축분뇨 자원화를 위해 퇴ㆍ액비 사업과 농업과 관련된 수십 권의 전문 서적을 보면서 관계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때부터 쓰기 시작한 연구논문인 ‘병원성 미생물의 불활성화를 위한 산ㆍ알칼리처리가 양돈분뇨의 이화학적 성상에 미치는 영향(2012)’, ‘멤브레인을 이용한 양돈분뇨로부터의 부유물질(SS) 제거 효과연구(2013)’, ‘긴급행동지침(SOP)상의 화학처리방법으로 처리된 양돈분뇨의 고온호기산화공정 적용 연구(2013)’ 등은 학계에 관심을 끌기도 했다.

청미원의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장은 막분리 시스템을 국내 공동자원화 사업장 최초로 도입, 운영하고 있다. 또 차염소산을 활용한 싹수 시스템 운영, 미생물 배양관리 시스템 적용, 액비발효화 기술 접목을 통해 퇴비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대폭 줄였다.

 

한 대표는 “앞으로 포천 지역을 벨트로 묶어 유휴 농경지 및 과수원을 임차해 고품질 액비를 활용한 무농약 친환경 농산물 재배를 확대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 건강한 국민 식생활 문화 구축에 기여 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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