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임플란트에 대한 치과의사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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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후 6개월에 유치가 입안에 나오기 시작해, 20개의 유치를 가지고 유년기를 보낸다. 그리고 만 6세에 영구치가 생기기 시작, 만 12세 경에 총 28개의 영구치열이 완성되게 된다. 17~18세 경에 나오는 사랑니는 별개로 생각한다면, 이때의 영구치로 우리는 평생 음식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가다 보니 때로는 다치기도 하고, 충치가 심해서 치아를 빼기도 하고, 여러 차례의 치료를 반복하다가 치아를 발치할 수도 있으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위 풍치라는 치주병으로 치아를 잃게 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과 여러 가지 이유 등으로 상실된 치아의 회복이 자연스럽게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중간의 치아가 빠지면 브릿지라는 보철치료로 회복하고, 많은 치아가 상실되면 틀니를 제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플란트라는 치료방법이 대중화되면서 삶의 질은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임플란트라는 치료방법에 있어서, 치아가 상실된 잇몸 뼈에 금속성의 인공치아 뿌리를 심고, 그 인공뿌리인 임플란트가 잇몸 뼈와 하나 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심어진 뿌리에 소위 보철물이라는 금니 혹은 도자기 성분의 치아 모양을 얹어서 자연치아의 기능을 유사하게 회복시켜주는 일련의 과정이다.

 

잇몸 뼈와 잘 결합해야 음식을 씹을 경우에 그 힘을 견딜 수 있으며, 자연치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머리 부분의 깨짐도 방지해야 하고, 양치질을 열심히 하여 깨끗한 구강관리의 과정이 더욱 필요함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그리고 대개 고연령층이 많으므로 당뇨와 같은 소모성 질환이 발생되기도 하고, 중대질환에 의한 강한 독성의 약을 복용하면서, 초기에 잘 심어졌던 임플란트의 장기적 생존율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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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나 폐, 간, 콩팥 등의 신체기관을 이식하거나 다시 만들어내는 과정과 치아를 다시 만들어내는 과정이 유사하다는 것이 25년차 치과의사의 생각이다. 그리고 가끔 자연치아가 아프거나 음식물이 많이 낀다는 불평을 하면서, 확 뽑고 임플란트를 하시자는 환자분들에게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눈이 아프셔도 그렇게 생각하세요?”라고 되묻는다. 28개의 많은 치아이지만 그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함이었는데, 말하면서도 왠지 서늘한 느낌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임플란트 치료방법이 지하철이나 인터넷에서 가격만 앞세우는 일부 치과들의 상술에 휘둘릴 만큼 장난스러운 과정이 아니고, 환자를 내 몸같이 사랑하는 마음이 함께 준비되어야 하는 고귀한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고귀한 과정이라는 평가는 비단 치과의사들만이 가져야 하는 전문적 지식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소중하고 고귀한 과정임을 믿고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신체 중 일부인 치아는 그러한 가치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가격만을 앞세우는 장사꾼들에게 내 소중한 신체를 맡기는 우를 범하지 않는, 2018년 무술년이 되기 바라는 마음이다.

 

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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