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들 월급 주려고 일하는 것 같습니다.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국회의원(이천) 지난 14일 호법면 화훼농가와 시설 채소 농가를 방문한 현장에서 농민들이 쏟아낸 말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 7천530원이 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농가의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부족한 농촌일손을 외국인 근로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꽃값과 채소가격은 갈수록 하락해 시름은 더욱 깊다고 한다.
시설채소 재배 농민 A씨(51)는 “외국인 근로자를 12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고용하고 있는데 1주일만 일이 없어도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며 “결국엔 일감을 주고자 어쩔 수 없이 작물을 수확하지만, 팔아도 남지 않아 그 인건비는 고스란히 빚으로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내국인에 적용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소득의 대부분을 본국으로 보내는 외국인까지 내국인과 똑같이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르게 되면 현실적으로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에 송석준 의원은 “미국, 일본, 캐나다는 업종과 직종, 지역별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며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 최저임금제를 적용하는 건 고용안정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농가뿐 아니라 여러 자영업자에게서 나타나고 있어 더 이상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비롯한 농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천=김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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