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집행부 갈등 지속… ‘고무줄 회기’ 재현 우려
성남시의회가 올해 첫 임시회를 애초 오는 25일부터 열기로 했다가 연기한 것을 두고 ‘고무줄 회기’ 논란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17일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올해 첫 임시회를 오는 25일부터 닷새 동안 열기로 하고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시의 주요 업무를 청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첫 임시회 일정은 오는 26일로 잠정 연기됐다.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임시회 일정이 연기된 건 이재명 시장의 핵심 공약사업인 고교 무상교복 사업 추진을 최대한 막겠다는 정치적 배경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앞서 시의회는 고교 무상교복 예산안을 놓고 여야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해 12월 28일 예정된 마지막 회기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해 29일 자정께 본회의를 개회했다. 여야 격론 끝에 이날 새벽 표결을 거쳐 2조 525억 원 규모의 2018년도 본예산안을 의결했다. 최대 쟁점사항이었던 고교 무상교복 예산 28억 원은 전액 삭감됐다. 전날 오후 열린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협의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진통 끝에 회기일정을 2차례 연장하며 이날 새벽 내년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회계연도 개시 열흘 전(12월 2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토록 한 지방자치법상 처리 기한은 지키지 못했다.
올해 첫 임시회를 앞두고도 다수당인 야당은 “고교 무상교복 예산은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적법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를 통해 무상교복 건을 심의·처리할 때까지 임시회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집행부와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시장은 야당 반대로 삭감된 고교 무상교복 사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피력하는가 하면 시의회 자유한국당 측은 “이재명 시장은 법을 지키고, 시는 협의 조정과 조례 개정 절차부터 이행하라”고 맞서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19일 오전 운영위를 통해 최종 임시회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설 명절 등의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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