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8), ‘마린보이’ 박태환(29)에 이어 테니스의 정현(22ㆍ삼성증권 후원)이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새로운 ‘국민영웅’ 탄생을 눈앞에 뒀다.
정현은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세계적인 스타들을 잇따라 꺾으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진출했다.
특히, 22일 정현이 전 세계랭킹 1위에 빛나는 노바크 조코비치(세계 14위·세르비아)를 꺾으면서 국내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TV 중계를 지켜보는 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벌써부터 정현을 ‘롤 모델’로 삼아 테니스를 시작하려는 ‘정현 키즈’들의 등장도 예상되고 있다.
물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 김연아와 비교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볼 수도 있으나, 박태환, 김연아도 올림픽 금메달부터 시작한 선수들은 아니었다.
정현은 지난해 1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한국인으로는 14년 10개월 만에 ATP투어 우승을 차지한 뒤 귀국 기자회견서 “박태환, 김연아와 같은 유명 선수들과 언론에 비교되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테니스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몇년 뒤에는 수영이나 피겨처럼 인기 종목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회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세계 4위·독일)를 꺾은 뒤에도 그는 ‘한국에서 팬들로부터 사인 요청을 받을 정도의 스타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지 않다. 아직 테니스는 한국에서 인기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서 테니스가 인기 스포츠 종목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자신이 직접 불과 한달 여 만에 현실로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의 활약상으로 인해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에게도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이번 호주오픈서 그가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여세를 몰아 ATP투어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전국민적인 ‘테니스 붐’ 조성과 함께 세계적으로 ‘정현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 전망이다.
정현이 앞으로 1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을 놓고 다투게 되면 김연아, 박태환을 넘어서는 한국 스포츠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할 뿐만 아니라,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누리는 새로운 글로벌 스타 탄생도 예약하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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