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시기를 겪은 만큼 우리 후손들에게는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요.”
성남시 중원구 소재 아리움. ‘아름다운 우리들의 보금자리’라는 뜻의 아리움은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모여 사는 복지주택이다. 총 6층 규모로 이뤄진 이곳에는 과거 6ㆍ25전쟁을 겪고,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외로움과 가난에 시달렸던 노인 20여 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삶의 안식처가 된 ‘아리움’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리움에 사는 노인들이 조금은 특별한(?) 나눔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평소 1~2만 원씩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성남지역 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구호, 성남시여성의쉼터 등에도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에 2013년 성남시여성의쉼터에 100만 원, 2015년 6월 네팔지진 구호 성금(월드비전)으로 50만 원, 올해 1월 성남 동광중학교에 120만 원 등 2010년부터 시작한 후원이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다.
성춘덕 할머니(가명·87)는 “젊었을 적에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정말 어렵게 살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학생들이 우리가 겪었던 시절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적은 돈이나마 모으게 됐다”고 머쓱해했다.
김수남 할머니(가명·88)도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앞으로도 후원을 계속하고 싶다”며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고 훌륭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성남시에 사는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찬희 아리움 과장은 “아리움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과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며 “이들 모두 부족한 생계에도 자신의 것을 어려운 이웃에게 흔쾌히 나눠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전달한 성금은 총 780만 원가량이며, 앞으로도 주변 이웃을 돕기 위해 아리움도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리움은 2009년 성남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 금호아시아나가 공동으로 혼자 지내는 노인을 위해 지하 1층ㆍ지상 6층 규모로 지은 복지주택이다.
성남=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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