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꿈’ 화성에 상상력을 더하다
현대적 시각으로 재구성한 거중기 불규칙한 예술 작품 등 시선집중
수원 화성은 올해 축성 222주년을 맞았다.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명성 뿐만 아니라 동양 성곽 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구조의 건축>은 그동안 수원 화성이 쌓아온 이야기에 간삼건축, 김기조, 김억, 남기성, 산업예비군, 양정욱, 윤제호, 이명호, 정이삭 등 참여 작가들의 상상력을 덧붙였다.
제1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1부 전시는 수원 화성과 사람의 관계를 조명한다. 먼저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된 <정조의 꿈 수원화성>영상을 볼 수 있다. 이서진의 나레이션으로 수원 화성 축성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명호의 <문화유산#3-서장대>, 수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남기성의 <먼지>연작, 양정욱의 설치작품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김억 <수원화성(서장대)> 등 1부 출품작은 개인의 삶을 살펴보며 건축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제2전시실에서 펼쳐지는 2부 전시는 이번 기획전의 의도를 잘 담고 있다. 수원 화성의 혁신성과 예술성을 현대로 끌어 왔다.
윤제호의 사운드미디어아트 작품<線 III LINE (for structure)>은 팔달문과 장안문에서 패턴을 따왔다. 과거에서 가져온 선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규칙과 불규칙, 반복과 비반복 등으로 보여준다. 또 조선 재례악 소리를 일부분 가져와 반복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점으로 사용한다.
김현준, 유화수, 이완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산업예비군은 ‘오늘날 거중기와 발차를 다시 만들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작품을 창작했다. 실제 작동하기도 하는 작품은 현재 사용되는 기술과 재료를 이용해 과거 거중기를 재현했다. 작품은 노란색이 돋보여 전시장 속에서 위트를 더해주는 느낌이다.
정이삭의 <적층의 벽>은 화성을 축조한 기본 기법인 ‘쌓는’ 방식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나무로 빽빽하게 쌓은 모양은 위로 갈수록 좁아진다. 군사시설물이지만 아름답기로 정평 난 수원 화성의 예술적 기능에 주목했다.
전시장 공간을 분할한 가벽 또한 쌓은 나무다. 수원 화성 성벽을 시각화했다. 전시 포스터 글자는 화성 편액에 있는 한자에서 부분부분 가져와 흥미롭다.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 김기조가 선보이는 타이포 그래피다. 관람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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