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大도시 ‘인천’ 초석 놓은 주인공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난 서울 보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최 시장은 유신정권 시절부터 2002년 인천시장 재선 시절까지 역경과 성공을 반복하는 파란만장 삶을 펼쳐왔다.
최 전 시장은 79년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공보비서로 정치와 인연을 맺은 뒤 1988년 총재비서실장이 되고 그해 4·26 총선에서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재선에 실패하면서 좌절을 겪어야 했다.
최 전 시장은 문민정부 김영삼 대통령이 1993년 3월 관선 인천시장으로 임명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게된다.
이 당시 선인학원 시립화와 송도신도시 착공, 지하철 건설 등 굵직한 현안 사업들이 뚝심 있게 추진했다. 그러나 1994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취임 1년7개월 만에 시장직을 물러나야 하는 아픔을 겪는다. 하지만, 이같은 역경을 헤치고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야당 바람’을 잠재우고 수도권 유일의 여당 민선 광역단체장에 취임했다.
이어 1998년 자민련 후보로 재선에 성공, 송도신도시 착공, 인천국제공항개항, 인천대 시립화, 인천지하철 개통, 문학경기장 등을 완공했다.
민선 임기 중에는 인천을 광역시로 승격시키고, 인천을 송도정보화도시(Tele port), 인천국제공항(Air port), 인천항(Sea port)을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인천 트라이포트(Tri-port) 발전전략을 추진했다. 이 전략이 결국 인천을 3대 도시로 성장시키는 성장 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송도신도시 조성사업은 최 전 시장의 최대 역점사업이자 가장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송도신도시 조성사업 1987년 노태우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되면서 공론화됐지만,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중앙부처들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최 전 시장은 인천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 인천공항이 건설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트라이포트(tri-port, air·sea·tele-port) 발전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토대로 송도신도시 개발방향을 ‘주거단지’에서 ‘국제정보화도시’로 수정하고 정부를 설득했다.
당연히 송도신도시 조성사업은 순탄지 않았다. 매립비용이 부족해 공사대금의 절반을 땅으로 주기로 했고,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매립과 분양에 제동이 걸렸다. 송도신도시 인근 유원지에 102층짜리 세계무역센터를 짓기로 한 대우그룹이 몰락하고, 인천·경기지역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떠받치고 있던 경기은행도 부도가 났다.
그럼에도 그 어려운 시기를 버텨 미국 게일사로부터 127억 달러(16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IMF 여파가 가시지 않아서 중앙정부에서 1억 달러의 외자도 유치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각료들은 물론 김대중 대통령마저 반신반의했다”고 전했다.
최 전 시장은 이와 함께 학원 민주화 요구를 수렴해 부정 편·입학과 내부 분규 등으로 분쟁에 휩싸였던 선인학원 소유 인천대학교를 시립화했고, 인천도시철도 1호선을 개통했다. 이와 함께 행정상 경기도 지역이었던 강화·옹진·검단을 인천에 편입시켜, 오늘날 전국 도시면적(1062.4㎢) 1위 등극을 가능케 했다
최 전 시장은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해 재기를 노렸으나 고배를 마신 뒤 이 선거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했다.
최 전 시장은 암 투병 중이던 지난 2016년 출판기념회를 열어 오랜만에 인천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최 전 시장은 2006년 한 인터뷰에서 ‘10년 후 인천은’이라는 질문에 대해 “인천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라는 세계 경제 대국이 포진해 있고, 최 강국 미국도 깊게 관여하고 있어, 이들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큰 불행이 오고, 잘 대응하면 세계적인 중심 국가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대해서는 “아파트 분양만 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들어올 수 없다. 땅을 무상으로, 저렴하게 주기 위해 땅을 매립한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줄 수 있어야 한다. 땅을 투기해서 과연 누가(세계적기업) 들어오겠는가”라고 했다.
오늘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통상 압력을 받는 국내 경제계와, 초고층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채 글로벌기업 유치가 멈춰 버린 송도국제도시의 모습을 예견이라도 한 것 같은 그의 혜안이 그리워질 것 같다.
유제홍기자
PROFILE
1945년 경기도 김포시 통진면 출생-1958년 김포 서암초등학교 졸업-1961년 서울 중앙중학교 졸업-1964년 보성고등학교 졸업-1964년 서울대 법대 입학-1979년 신민당 총재 공보비서로 정계 입문-1984년 민추협 대변인-1985년 신한민주당 정책위원-1988년 13대 국회의원/ 통일민주당 총재 비서실장-1990년 민주자유당 부대변인-1993년 제7대 인천직할시장 -1995∼1998년 민선 초대 인천광역시장-1998∼2002년 민선 2대 인천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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