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지도자의 지엄한 역할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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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필리핀을 세 번 방문한 적이 있었다. 10년 전 마닐라 출장을 시작으로, 4년 전 올목이란 소도시와 올해 2월 가족여행으로 필리핀 제2의 도시 세부를 다녀왔다. 그 10여 년 동안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 가로등은 물론 중앙선도 없는 매연이 가득한 환경을 보며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필리핀은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를 거쳐 미국, 일본 등 4세기에 걸친 외세의 시달림을 당하다가 1946년에 해방된다. 6ㆍ25전쟁이 한창일 때 군대를 파병할 때만 해도 형편이 우리나라보다 나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국민총생산 GDP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그 이유를 그동안의 정치적 변화, 즉 지도자의 역할을 조명해보면 쉽게 이해된다.

 

필리핀은 독립 이후 족장 정치에 이어 라몬 막사이사이 대통령을 통해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등 나름대로 발전의 기틀을 잡은 듯했으나, 마르코스 정권이 들어서면서 불운이 겹치게 된다. 마르크스는 총 21년간의 독재로 민주주의를 폐기하고, 기득권층 중심의 부정부패가 만연하면서 왜곡된 경제구조와 비효율적인 경제정책으로 결국 국가 부도 상태로 몰아갔다. 이후 아키노를 비롯한 대통령들이 고군분투했지만 일단 허물어진 국가 경제를 돌이키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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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도자의 역할에 따라 국가의 명운이 좌우되고 수십 년이 지나도 회복하기 힘들다는 산 교훈을 주고 있다. 현재 4천여 명의 미약 사범을 재판 없이 처형하고, 환경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는 국제적 관광지 보라카이를 폐쇄하려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필리핀 재건에 대해 기대가 크다. 싱가포르를 풍요로운 경제선진국으로 만든 리콴유 총리가 마르코스를 비판하며 “잘못된 지도자는 첫 번째 임기에 정권을 망치고, 두 번째 임기에 나라를 망친다”는 말로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지엄한지를 대변해준다 하겠다.

 

우리나라도 이제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데올로기 싸움에서 벗어나, 국민적 신뢰가 전제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를 중심으로 더욱 풍요로운 경제선진국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무역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선언과 같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도자의 역할이 더욱 지엄할 때다.

 

최무영 천사운동본부중앙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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