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에 대한 수사가 진행(본보 20일자 6면)되는 가운데 이에 앞서 숨진 또 다른 여자친구의 사망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년여 전 병으로 숨진 피의자 여자친구의 죽음도 석연치않다고 보고 다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피의자 A씨(30)는 지난해 6월 여자친구 B씨(23)가 뇌출혈로 사망하자, 약 한 달 후 또 다른 여자친구 C씨(21)를 살해해 암매장하고, 이후 교제한 여자친구 D씨(23)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뇌출혈로 숨진 B씨와 사실혼 관계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를 각별하게 생각한 피의자 A씨는 B씨가 숨지자 크게 상심했고, 이후 교제한 D씨가 병으로 숨진 B씨를 험담하자 살해한 것이라는 주변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B씨 사망 이후 A씨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이후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A씨가 교제한 여성들을 살해한 정황이 이미 드러났고, 20대 여성이 갑자기 뇌출혈로 사망한 점을 석연치 않게 여기고 재수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B씨는 당시 스스로 병원에 와서 약 3일 동안 입원했다가 숨졌다. 진료 과정에서 확인 결과 몸에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의사는 B씨의 사망원인을 뇌출혈로 진단했다. 경찰은 차트 원본 등 B씨 사망 당시 병원 기록을 먼저 확보해 검토하고, 의료 관련 전문 기관에 의뢰 사인이 뇌출혈 이외 다른 가능성은 없는지 자문할 계획이다.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자문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당시 B씨와 관련된 통신기록, 주변 증언 등에 대해 수사하고 구치소에 수감 중인 A씨에게도 B씨의 죽음에 대해 추궁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암매장된 C씨 사건에 대해 수사하면서 병사한 B씨의 죽음에 대해서도 의혹이 없도록 세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의자 A씨는 지난해 12월 여자친구 D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현재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의정부=박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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