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하남시 등에 따르면 감일지구(17만㎡ㆍ1만 2천900여 세대) 곳곳에서 백제 횡혈식 석실묘 51기가 무더기로 출토됐다.
석실묘는 전국에서 70여 기 정도만 조사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감일지구에서 다량 발견된 것은 이 시기 매장 관념을 비롯한 장제와 석실묘 축조수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연구지표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석실묘에서는 계수호(닭머리 모양을 장식한 주전자) 중 청자계수호와 고구려와 신라에는 없는 부뚜막형 모형토기가 최초로 출토됐다. 또 쇠뇌도 출토돼 당시 상대적으로 발달된 군사무기를 사용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지난 23일까지 감일지구 내 문화재 발굴(시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재)고려문화재연구원이 최근 밝힌 문화재 조사현황 보고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이 조사는 오는 9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에 드러난 백제 석실묘는 2단계 총 19지점 중 14지점을 완료, 4개 지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총 51기가 조사돼 이 중 15기는 이전 복원됐다. 29기는 현지 존치하고, 7기는 기록 보전하는 것으로 처리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문화재연구원은 조사현황 보고를 통해 “감일 유적에서는 구석기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유구들이 조사됐다”며 “이중 한성백제(위례)시대 석실묘가 주를 이룬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성백제시대 석실묘는 조사된 사례가 많지 않아 이 시기의 매장 관념을 비롯 장제와 석실묘의 축조수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며, 유구의 잔존 생태가 양호해 추후 한성백제기(BC 18년∼AD 475년) 연구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감일지구 백제 고분과 출토품은 하남시가 백제의 중심부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현장에 박물관을 건립해 유적의 보존과 활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