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 14일… 확산 방지 방역 ‘골든타임’
道, O+A 혼합백신 204만두 접종 완료
농가, 정부 3㎞내 살처분 요구 강력 반발
김포 돼지 농장에서 그동안 발병하지 않았던 A형 구제역이 발병(본보 3월 28일자 1, 6면)한 가운데 앞으로 2주가 구제역 확산 방지의 고비인 것으로 확인돼 방역 당국이 백신 접종 등 초기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방역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전염성 높은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경기도 AI·구제역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 잠복기는 14일로 향후 2주동안이 구제역 확산 여부를 결정하는 골든타임이다. 이에 경기도는 이날 ‘O+A형’ 혼합백신 204만 두 분을 도내 모든 돼지에 접종을 완료했다.
또 해당 농장을 출입한 차량과 역학적 관련이 있는 축산농가 31곳에 대해 긴급예찰을 실시해 일단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한 데 이어 만일의 사태를 대비, 해당 농가에 대한 이동제한과 정밀검사를 지속 시행 중이다.
특히 29일 낮 12시까지 48시간 동안 내려진 전국 우제류에 대한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Standstill) 명령이 유효한 만큼, 이 기간 동안 질병전파 위험이 높은 축산시설과 방역취약지 등을 중점적으로 일제 소독과 백신접종 등 강도 높은 방역을 벌이고 있다. 도내 모든 우제류 축산농장 및 도축장, 소규모 농가, 도축장 출입차량에 대해 백신접종 및 소독에 대한 지도·점검도 강화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구제역 확산 방지는 시간이 생명”이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돼지에 A형 구제역이 발병한 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27일 O+A형 혼합백신 204만 두 분을 모든 돼지 농가에 긴급공급하고, 오늘 중 접종을 신속히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3㎞ 내 돼지사육 농가의 모든 돼지에 대해 살처분을 요구하고 나서자 해당 농가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농가들은 이미 접종도 완료한 상태이고 건강상태도 양호한데 살처분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농가의 농장주 A씨는 “그동안 철저하게 방역을 해왔고 백신 접종도 했는데 무슨 살처분이냐? 나를 묻어라”며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이들 농가들을 설득하고 있는 시는 곤혹스런 입장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그 동안 방역을 철저히 해온 농가로선 변형된 바이러스로 인해 살처분하는 것이 지극히 억울한 상황이라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지만 우제류 사육 전체 농가를 살리기 위해 농가를 충분히 설득해서 살처분에 협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AI·구제역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향후 2주가 구제역 확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축산농가에서도 축사 내외부 소독, 사육가축에 대한 주기적인 임상관찰, 외부인 출입통제 등 책임 있는 농가 자율방역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형찬ㆍ이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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