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농민 없는 국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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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지속되는 봄 가뭄에 최근의 봄비는 정말 고마운 비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 초 농과대학시절 교수님이 다랭이 논의 역할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했다. 우리나라에 부족한 댐의 역할을 해서 홍수조절과, 가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토양이 비에 유실되는 것을 막아주어 생산 이외의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은 그때는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의 모습을 보면 그때보다 산에는 엄청나게 산림이 우거지고,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 많은 댐을 만들고 치수에 많은 돈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점점 더 늘어나는 홍수와 가뭄을 보며 그때 교수님이 말씀에 깊이 이해가 간다.

 

요즘 우리가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농업의 우리 삶은 환경보전과 환경적 편익 제공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은 눈에 보이는 생산물보다 보이지 않는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요즘 한식의 세계화 또는 K-Food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한식의 기반은 무엇일까. 최근 내가 어릴 때 먹던 나물이나 반찬 중 많은 종류가 사라지고 이제는 찾기가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을 중시한 대량유통 중심의 농업으로 돈 안 되는 작물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생산 구조와 수입농산물의 등장으로 인한 새로운 선택지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새로운 들어오는 수입 농산물을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그 이상으로 우리 농산물 지키고, 이 땅을 지키는 것이 앞으로 K-Food를 확대하고 널리 알리는데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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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이런 농업의 가치를 역설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실천한 사람이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자크 시라크’가 있다. 그는 1996년 프랑스농민연맹 50주년 기념식에서 “농민 없는 국가는 없다”고 말하고 농업이 프랑스를 지켜주는 기반임을 강조했다.

또한 2011년에는 파리국제농업박람회에서 “농업은 생명이며, 창조이자, 독창성이며, 관대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농림부 장관시절 미국의 시장개방 압력 속에서도 프랑스의 농업을 지켜낸 지도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프랑스와 유럽의 농업을 지켜낸 위대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농업에 대한 중요성 몇 번을 거듭해도 모자란다. 농업을 향후 우리의 미래 삶을 이어가야 할 기반으로서의 농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는 앞으로 몇 년간의 지도자들을 선출하는 시기로, 다시 생각해 본다. “농민 없는 국가는 없다”고 외치며 이 땅을 지키고, 우리의 농업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찾아본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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