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에 있는 장애학교 초등 과정의 남학생이 여학생의 신체를 만지는 일이 발생했으나 학생을 인솔하는 교사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학교 측은 학부모가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학생과 부모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A양의 어머니는 지난달 학교에 다녀온 딸로부터 “남학생이 허벅지를 만진다, 선생님도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며칠 뒤 방과 후 A양을 돌봐주는 교사로부터 “딸의 상태가 심각한 것 같다”는 말까지 들은 A양의 어머니는 지난 2일 학교를 방문, 통학버스에 부착된 블랙박스를 통해 딸의 말이 사실인 것을 알았다. 블랙박스에는 앞자리에 앉아 있는 남학생이 몸을 뒤로 돌려 딸의 허벅지를 만지는 영상이 남아 있었다고 A양의 어머니는 전했다.
A양의 어머니는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남학생의 처벌을 원치 않았고,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인솔 교사가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도해주길 바랐다. A양의 어머니는 학교 측에 인솔 교사 교체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 9일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추모식에 참여했던 A양은 지인의 집에서 촛불이 이불에 옮겨 붙으면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를 흡입, 눈과 뇌에 손상을 입고 장애판정을 받았다. 같은 해 가을 현재 재학 중인 학교로 전학했다. 학교에 다니며 재활의 희망을 키우던 A양은 통학버스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후 스트레스로 말미암은 위염 증상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학교 측 관계자는 “취재에 응할 수 없다면서도 부모님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했다”며 “부모님의 주장이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한 조사에 나선 만큼 A양 어머니의 절절한 사연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산=구재원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