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인생은 새옹지마’ 모두를 위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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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위대한 사상과 기술은 현재와 미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시공을 넘나들며, 사상들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19세기 조선의 사대부(士大夫, Polifessor) 다산 정약용은 대한민국 역사의 위대한 학자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시대를 앞선 천재 가문이지만 조선 후기 노론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반대편에서 결국 불우한 최후를 맞았다. 20대에 대과(大科)까지 패스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렸으나, 39세에 그의 주군인 정조가 사망한 이후, 그의 가문 전체가 사실상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했다.

 

지난 4월5일과 6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다산 정약용 해배 20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지속 가능한 발전, 정약용에게 묻다’ 가 개최됐다. 인류의 공존과 공영에 대한 관심이 증대함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다산 정약용의 애민사상과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UN이 공표한 2030년까지 인류사회가 달성해야 할 경제, 사회, 교육, 과학 등 전 분야를 포함한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실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이다.

로봇 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UCLA 데니스 홍(Dennis Hong) 교수의 특강과 정약용의 인문학적 사상과의 연계성이 궁금하여 참가하게 됐다. ‘인간을 위한 기술을 다산의 사상 안에서 찾다’라는 주제도 흥미로웠고, 시각장애인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2박3일간 시각장애인 체험을 했고, 시각장애인협회를 방문했다는 내용은 새삼스럽게 교훈적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산 사상이 반영된 모든 국민을 위하는 실용적 기술과 도덕성을 갖춘 창의적인 과학기술자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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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은 18년간의 유배생활 중에 평생 약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 왕성한 저술 활동을 통해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평가된다. 책 속에 담긴 그의 사상은 한국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의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쓴다면, 역사가 올바르게 재평가해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생전에는 그의 뜻을 펴지 못했으나, 죽어서 역사의 승자가 된 것이다.

 

기쁨과 슬픔, 영광과 고난, 성공과 실패, 사랑과 미움이 교차되는 우리들 ‘인생은 새옹지마 (Life is full of ups and downs)’라 한다. 절대권력자들이 무너져내리고, 멸문지화를 당했으나 후대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약용 사상을 기억하면서,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행복이 깃드시길 소망한다.

 

강정진 동서울대학교 교수·㈔한국인터넷방송통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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