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작업을 한 후에 의치를 올렸는데 치아는 잘 맞았지만 입 안쪽 잇몸과 어금니에서 작은 틈새가 느껴진다. 수많은 치과 진료를 해오신 원장님은 즉석에서 혀끝의 불편한 느낌이 있을 것이라면서 일주일 후에 다시 맞춰보잔다. 일주일간 더 불편함을 드려서 죄송하다 하신다. 눈 가리고 누워있는 사람에게 사과를 하셨지만 입을 크게 벌린 상태라서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보냈다.
새로 주문한 주물 의치는 아마도 어금니 아래쪽의 잇몸과 만나는 부분을 좀 더 길게 하고자 치아 부분을 더 절삭했다. 혀에는 눈이 없지만 눈 이상으로 정확한 구조물 판단 능력이 있다. 오죽하면 부하나 동료를 평가할 때 ‘혀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한다.
임시치아도 치아이니 작은 일을 맡기라는 이야기다. 그래야 솟아나지 않고 적정하게 기다리다가 의치가 완성되어 ‘안성맞춤’ 자리를 잡으면 그때부터 양쪽 어금니를 쓰는 정상 치아인이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조직에서 일하는 개개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작으면 작은 대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크고 무거운 일을 하는 간부들의 업무가 소중하다. 그런데 고객은 호텔문을 열고 짐을 옮기는 도어맨과 지하실 주차관리요원을 호텔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바로미터로 삼고 있음을 모든 간부들이 마음에 새겨야 하겠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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