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쉬운 대목이 있다. 대다수 후보의 공약이 교통이나 주거, 복지, 환경 등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표심을 쉬이 자극할 수 있는 매력적 부문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이 농업 농촌 공약은 저만치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심지어 도내 농촌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없진 않지만 찾아보기가 극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그럴까? 광주에서 시장 출마에 나선 모 후보의 농업 관련 공약이 눈에 띈다. 그는 스마트 팜 농장육성으로 광주를 수도권 농업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농ㆍ축산업 예산을 2배까지 늘려 농업소득 증가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실현 여부를 떠나 기분 좋은 공약임이 틀림없다.
농업ㆍ농촌은 다원적 가치를 지닌 첨단산업이라 말한다. 그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도시와 농촌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했을 때 농촌으로의 방점은 쉽지가 않다. 이런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일게다. 농사의 찬밥신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통계청은 2017년도 농가경제조사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농가의 평균소득은 3천824만 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농가소득을 영농형태별로 보면 단연 축산농가가 7천152만 원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무려 농가평균치의 1.9배 수준으로 가장 높다. 반면 논벼(2천731만4천 원)나 채소(2천992만4천 원), 과수농가(3천416만7천 원)는 농가평균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농가의 평균 자산은 5억588만 원으로 6.7% 늘었다. 평균 보유부채는 2천637만 원으로 1.3% 줄었다. 소폭이나마 소득은 늘고 부채가 줄어드는 건전한 흐름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모순을 발견할 수가 있다.
농가소득의 본질인 농업소득이 오히려 뒷걸음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업소득은 농가소득의 26.3%인 1천4만7천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도보다 0.2%나 줄었다. 앞서 2015년 1천125만7천 원에서 2016년 1천6만8천 원으로 추락한데 이어 지난해까지 내리 하향길을 걷고 있다.
결국, 농가소득은 농업외 소득이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농업외 소득은 무려 1천627만 원으로 전년대비 6.7%나 증가했다. 농가들이 농사가 아닌 제조업이나 숙박 및 음식업, 농외수입(급료)에 더 의존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농촌사회는 농사일 만으로는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구조다.
그나마 지난해 경기지역 농가소득은 전국 평균치를 크게 상회한 4천256만3천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년도 4천97만8천 원보다 3.9% 증가했고 전국 평균 증가치(2.8%)를 뛰어넘는 수치다.
농협은 지난해부터 농가소득 5천만 원 시대를 부르짖고 있다. 단지 선언적 행동에 그치지 않으려 무한히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 사이에 1년 이상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내놓을 만한 성적표는 찾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팔짱만 끼고 있을 때는 더더욱 아니다. 과제가 제시된 이상 이를 풀어가는 노력과 열정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농가소득은 농부가 농작업으로 얻는 농업소득이 중심이 돼야 한다. 비용을 줄여 소득을 올리는 간편한 잣대를 들이대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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