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폭발현장서 잘린 가스관 발견… 고의 훼손 가능성

LP가스통 폭발한 흔적 없어 집안 가스 쌓여 발화·폭발 추정
경찰, 의도적 사고 가능성 수사 국과수에 호스 정밀감식 의뢰

▲ 사고현장1
양주시 주택가에서 발생한 LP가스 폭발사고 현장을 정밀감식 하는 과정에서 고무호스 일부가 예리한 물체에 의해 절단된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고의적 훼손에 의한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8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 가스안전공사 등은 오전 10시부터 폭발사고 현장에서 가스 유출 원인과 직접적인 폭발원인 등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정밀 합동감식을 벌였다. 합동감식에서 감식반은 LP가스통 2통과 예리한 물체에 의해 가스 고무호스가 잘려진 흔적을 발견하고 수거한 고무호스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이날 현장 감식은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경찰은 이번 가스폭발이 사고로 숨진 L씨(58) 집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L씨의 집 외부에 설치된 20㎏ LP가스통은 고무호스 가스관으로 실내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구조였지만 가스통이 직접 폭발한 흔적은 찾지 못했다. 그러나 폭발 규모로 볼 때 집 안에 많은 양의 LP가스가 축적돼 있다가 발화 되면서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LP가스가 절단된 부분을 통해 실내에 축적됐고 누군가 일부러 점화했거나 다른 원인으로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경찰과 소방당국은 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 폭발사고 현장에서 사고원인 등을 위한 정밀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사진은 정밀감식 후 정리해 놓은 현장.
▲ 경찰과 소방당국은 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 폭발사고 현장에서 사고원인 등을 위한 정밀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사진은 정밀감식 후 정리해 놓은 현장.

이날 현장 조사를 지켜본 주민들은 폭발현장에서 직선거리로 50여m 떨어진 곳에 주유소가 있어 조금만 더 가까웠다면 폭발로 인해 자칫 더 큰 사고가 이어질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주민들은 정밀감식이 진행되는 동안 밭에 나뒹굴고 있는 잔해들을 치우고 있었으며, 잔해 발굴과정에서 나온 잔재물들을 정리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3개월 전 L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점 등 L씨가 신변을 비관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현장감식에서 가스통이 폭발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아 가스 누출에 따른 폭발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일부 절단된 가스 고무호스가 누군가 고의로 훼손한 것인지 폭발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11시 15분께 양주시 봉양동의 주택가에서 발생한 LP가스 폭발 사고로 벽돌로 된 단독주택 2채가 완전히 무너져 집 안에 있던 K씨(68·여)와 L씨가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감식 과정에서 수습한 LP가스통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예리한 물체에 의해 절단된 가스 고무호스를 발견,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LP가스통 2통과 가스 고무호스가 나란히 놓여 있다.
▲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감식 과정에서 수습한 LP가스통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예리한 물체에 의해 절단된 가스 고무호스를 발견,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LP가스통 2통과 가스 고무호스가 나란히 놓여 있다.
▲ 폭발사고 현장감식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주민들이 밭에서 폭발사고 잔해물들을 치우고 있다.
▲ 폭발사고 현장감식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주민들이 밭에서 폭발사고 잔해물들을 치우고 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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