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에 빠지는 청소년들…호기심에 도박 손 댔다가 작업대출로 빚더미

도박자금 마련 중고물품거래 사기
빚 갚으려 휴대전화 등 절도까지 ‘도박방지·범죄’ 선제적 교육 필요

학업에 충실하던 A군(18)은 주당 50만 원씩 돈을 벌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불법 도박을 접하게 된 A군은 자신도 사다리게임, 불법 도박에 발을 디디게 됐다. 이후 A군은 불법 도박으로 돈을 잃으면서 도박 자금을 구하고자 ‘작업대출’을 받게 됐다. 

A군은 작업대출의 주당 이자가 50%를 넘을 정도로 과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쉽게 돈을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A군은 돈을 갚지 못했고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 약 1천만 원까지 불었다. 빚을 감당하지 못한 A군은 결국 돈을 구하기 위해 중고 물품 거래 사기와 절도 행각을 벌였고, 결국 경찰에 적발돼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B군(19)은 주변 친구들이 불법 도박을 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불법 스포츠 도박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120만 원이라는 큰 돈을 따게 되자 B군의 도박은 점점 심해졌다. 그러나 B군은 돈을 얻을 때보다 잃을 때가 많았고 작업대출로 도박 빚을 갚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B군 역시 도박 빚을 해결하고자 중고물품 사이트에 집안의 값진 물건을 올린 뒤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수법을 쓰다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작업대출 피해자의 상당수가 불법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로 드러난(본보 5월15일자 9면) 가운데 피해 청소년들이 빚을 갚기 위해 범죄까지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경찰 등에 따르면 도박과 작업대출로 빚더미에 앉은 학생들이 돈을 구하기 위해 사기와 절도 등 2차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들은 주로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 물건을 올려놓고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돈을 보내면 물건을 보내지 않는 수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도를 저지르는 청소년은 휴대전화 등을 훔쳐 IT 전당포에 팔아 돈을 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선제적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불법 도박을 하는 학생들은 이미 ‘불법’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희미한 상태로, 결국 2차 범죄까지 저지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소년들에게 선제적으로 도박방지ㆍ범죄 교육 등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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