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대’ 피해자 상당수는 도박 늪에 빠진 청소년들

SNS 통해 손쉽게 돈 빌리고 빚더미 10대들 ‘악순환 되풀이’
도박관리센터 “상담자 매년 늘어”

최근 학생이 학생에게 과도한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작업대출이 성행(본보 5월8일 자 6면)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작업대출의 피해자 중 상당수가 불법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로 드러났다. 더욱이 작업대출의 피해 학생들은 도박과 작업대출이라는 악순환을 끊지 못한 채 수백만 원의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남부센터에 따르면 도박 등의 문제로 센터를 방문하는 청소년들의 90% 이상이 작업대출로 빚더미에 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400만~500만 원 이상의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수백만 원의 빚더미에 앉게 되는 이유는 도박과 작업대출의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은 1차적으로 지인에게 도박자금을 빌렸다가 돈을 갚지 못하고 관계가 끊기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청소년들은 자금을 구할 곳을 물색하게 되고 이때 학생들간에 벌어지는 작업대출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미 각종 SNS로 확산된 작업대출은 이를 통해 홍보 및 상담이 쉽고, 간단하게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작업대출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같이 첫 도박자금 작업대출을 받은 청소년들은 빌린 돈을 도박에 탕진해 다시 빚을 지고 재대출의 과정까지 거치면서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를 떠맡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방문하는 청소년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작업대출로 인한 청소년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방문하는 청소년은 지난 2014년 65명에서 2015년 120명, 2016년 302명, 지난해 450명으로 증가 추세다. 더욱이 센터를 방문하는 청소년은 표면상으로 문제가 드러난 학생들임을 감안할 때 도박과 작업대출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학생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남부센터 관계자는 “일선 학교로 도박예방 교육 등을 나가보면 많게는 한 반에 5~6명씩 도박을 하는 학생과 빚을 진 학생 등이 얽혀 있기도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이라며 “대부분 학부모와 학교는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학교ㆍ학부모ㆍ전문가 등이 함께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부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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